교육계도 권력이양… 서울사대 출신 ‘독주’

입력 2013-01-08 21:58


서울대 사범대 출신들이 다시 교육계를 장악했다. 이명박 정부 들어 뒷전으로 밀려나기 전까지 교육계 최대 학맥이었던 서울사대 출신들이 대선과 서울시교육감 선거를 계기로 인수위와 교육계의 핵심 요직을 빠르게 꿰차고 있다.

인수위 교육·과학분과 간사를 맡고 있는 곽병선 전 경인여대 총장은 서울대 교육학과를 졸업했다. 서울사대 교수인 박효종 정무분과 간사도 서울사대 인맥으로 통한다. 문용린 서울시교육감도 서울사대 출신이다. 박근혜 당선인의 영남대 인맥으로 꼽히는 김재춘 영남대 교수도 서울사대를 나왔다.

서울사대의 힘을 보여주는 사례는 최근 교체된 서울시 부교육감 인사에서 단적으로 드러났다. 정권교체기에 1급 간부들의 교체인사를 하기가 쉽지 않은데도 문 교육감의 서울사대 후배인 김관복 교과부 인재정책실장이 이대영 전 부교육감을 밀어내는 ‘원 포인트’ 인사가 단행됐다. 교육감이 바뀌자마자 부교육감이 교체된 전례가 드물어 교육계에서는 ‘놀랍다’는 반응이 많았다. 형식적으로는 이주호 교과부 장관이 문 교육감의 추천을 받아 발령을 냈지만 문 교육감과 인수위의 교감이 없이는 불가능한 인사다. 서울시교육청 근무 경험이 없는 김 실장이 1급 중 가장 선임 자리로 꼽히는 부교육감으로 발령나자 교육청 안팎에서는 “서울사대가 부활했다”는 소리가 나왔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와 서울시교원단체총연합회(서울교총)도 서울사대가 포진했다. 보수후보 단일화를 이끈 안양옥 교총 회장은 서울사대 동문인 문 교육감 승리의 산파 역할을 맡았다. 안 회장은 한때 유력한 교육감 후보로 꼽혔지만 불출마한 뒤 단일화에 집중했다. 안 회장은 문 교육감 당선 후 있었던 첫 간담회에서 ‘중1 시험 폐지’ 공약을 사실상 철회시키는 힘을 발휘했다. 이준순 서울교총 회장도 동문이다. 그는 보수후보 단일화 경쟁에서 밀린 뒤 문 교육감을 지지하며 승리에 일조했다.

서울사대는 한때 진주교대와 함께 교육계 양대 학맥을 형성하다 2000년대 들어 독주했다. 장차관과 요직은 서울사대 출신들이 독점했다. 하지만 이명박 정권 들어 비서울사대 출신이 대거 등장하면서 밀렸다. 안병만 전 장관(서울대 법대), 이주호 현 장관(서울대 경제)에 이어 공정택(서울대 상대), 곽노현(서울대 법대) 전 서울시교육감 등이 모두 비사대 출신이다.

비서울사대 출신 교과부 인사는 “서울사대 출신이 많기는 많다. (박 당선인이) 탕평인사를 강조한 만큼 기대를 접지 않고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