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MBA 졸업생들 “아, 옛날이여”… 학위자 많아 희소성 떨어져

입력 2013-01-08 18:45

높은 연봉을 위한 필수코스로 여겨지던 경영학 석사학위(MBA) 취득의 이익이 갈수록 없어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8일 보도했다.

연봉 조사업체 ‘페이스케일닷컴’에 따르면 3년 이하 경력을 가진 MBA 졸업생의 지난해 평균 연봉은 5만3900달러 선으로, 2008년 이후 꾸준히 하락하는 추세를 보였다. 조사 대상이 된 186개 학교 MBA 졸업생 중 62%의 연봉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MBA 학위 소지자 채용기업도 줄고 있다. 1990년대 초반 경제 호황기에 100명 이상을 뽑던 기업들도 현재는 채용에 소극적이다. MBA커리어서비스카운실의 마크 피터슨 사장은 “요즘에는 한 자릿수로 뽑는 기업도 거의 없다”고 말했다.

WSJ는 미 전역 대학들이 앞다퉈 MBA 과정을 설치하면서 학위 소지자들의 희소성이 크게 떨어진 것으로 분석했다.

2010∼2011학년도 미 대학 MBA 졸업생 수는 12만6000여명으로, 2000∼2001학년도에 비해 74% 증가했다. 비교적 연봉이 낮은 학사 학위 소지자를 선호하거나 경영학 외의 다양한 분야에서 경력을 쌓은 인재들을 뽑는 기업이 늘어난 것도 연봉 하락의 원인이다.

졸업장의 이점이 점점 줄어드는 데 비해 학비는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 3년간 등록금은 24% 올랐다. 2007년 5만5594달러였던 35세 이하 MBA 학위 소지자들의 평균 학자금 대출액도 2010년 8만1758달러에 달했다. 이들의 평균 연봉(8만6037달러)과 학자금 대출액의 격차는 시간이 흐를수록 좁혀지는 추세다.

양진영 기자 hans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