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남방주말 파업’ 파문 확산… 유명배우·문인 “진실어린 말 세계보다 무겁다” 지지

입력 2013-01-08 21:39

중국의 진보성향 주간지 남방주말(南方周末)의 신년기사 바꿔치기 파문에 유명 인사들이 공개적으로 비판에 나서고 미국 정부까지 이례적 관심을 보이는 등 사태가 확산되고 있다.

중국 인기 여배우 야오천(姚晨)은 7일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 “진실 어린 말 한마디가 전 세계보다 무겁다”는 글과 함께 파업 중인 남방주말의 로고를 올렸다. 이 문구는 러시아의 반체제 작가 알렉산드르 솔제니친이 남긴 말이다.

유엔난민기구(UNHCR) 명예홍보대사를 지낸 그는 2011년 태국 북부 난민캠프를 방문할 정도로 인권문제에 관심이 많다. 그는 3000만명의 팔로어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장동건’으로 불리는 미남배우 천쿤(陳坤)도 야오천의 문구를 리트윗하면서 “남방주말 기자들을 지지한다”고 언급했다. 중국 신세대 작가인 한한(韓寒) 역시 개인 블로그에 “남방주말이 무력하고 비관에 빠졌을 때 우리가 작은 힘을 보탬으로써 함께 계속 전진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서방언론은 남방주말 사태를 시진핑(習近平) 총서기 체제에서 지식인을 중심으로 젊은이와 중산층이 정치적 목소리를 높이는 계기로 삼고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국도 관련 소식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미 국무부 빅토리아 뉼런드 대변인은 7일 정례브리핑에서 “중국인이 언론자유 수호요구를 강력하게 표출하는 것이 매우 흥미롭다”며 “중국 당국은 이를 똑바로 직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이번 사태가 정치적 문제로 확대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선전부는 당 간부와 언론 담당 관리에게 메모를 보내 “중국 매체는 당이 절대적으로 통제한다”며 “기본원칙은 확고부동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편집자나 기자들이 온라인에서 남방주말을 지지하는 것을 막으라고 지시했다.

이 때문인지 중국공산주의청년단 기관지 중국청년보는 8일 “사회주의 중국에서 신문은 당의 선전도구이며, 남방주말은 당 사업의 일부”라고 규정했다. 더 이상 언론 자유 등으로 사회가 시끄러워서는 안 된다는 당 입장을 분명히 밝힌 셈이다.

이제훈 기자 parti98@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