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막염 사경 20대 탈북민 살려주세요”… 북한서 너무 굶주려 한쪽 폐 잃고 다른쪽은 물 차

입력 2013-01-08 18:24
늑막염으로 사경을 헤매는 한 탈북민이 한국교회에 도움을 요청했다.

도움을 요청한 사람은 북한에서 꽃제비 생활을 하다 한국에 온 강모(20)씨. 강씨는 최근 김모 선교사의 도움으로 국민일보에 보낸 이메일에서 “북한에서 하도 많이 굶은 탓에 늑막염을 앓게 됐습니다. 오른쪽 폐가 없는 상태이고 다른 쪽에도 물이 차고 있습니다. 한국교회의 기도와 관심을 요청합니다”라고 밝혔다.

함경도에서 살던 강씨는 6살 때 극심한 식량난으로 부모를 모두 잃었다. 아버지는 굶어서 숨졌고, 어머니는 식량을 구하러 나갔다 영영 돌아오지 않았다. 이후 삼촌 집에서 살았지만 구타와 폭행에 시달렸고 결국 먹을 것을 구하러 여기저기 떠돌아다니는 꽃제비 생활을 하다 지난해 11월 북한을 탈출했다. 두만강을 건너다 탈진해 쓰러진 강씨를 중국의 한 기독교인이 발견, 인근 교회에 보호를 요청했다.

김 선교사는 지난달 초 중국 단둥을 방문했다가 강씨를 만났다. 고통스러워하는 강씨를 병원에 데려가 X선 촬영을 했는데, 병원에선 그대로 두면 사망한다며 입원치료토록 했다. 그러나 중국 국적이 아닌 데다 병원에는 중국 공안이 상주했기 때문에 베이징 큰 병원에 간다고 둘러대곤 빠져 나올 수밖에 없었다. 북송될 경우 죽은 목숨이나 마찬가지였으므로 강씨는 죽더라도 한국에 가서 죽겠다며 태국으로 향했다. 태국 난민수용소에는 강씨와 함께 온 12명을 비롯해 모두 120여명의 탈북민이 한국으로 갈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다.

강씨는 한국 정부의 배려로 지난 1일 한국에 올 수 있었다. 탈북 60일 만이었다. 강씨는 현재 관련 기관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

유영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