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4cm 작은 여인, 阿 보츠와나의 거인 되다… KBS1 ‘교실이야기’

입력 2013-01-08 18:13


교실이야기(KBS1·9일 오전 11시)

아프리카 보츠와나의 ‘작은 거인’ 김해영(48·보츠와나 굿호프직업학교장)씨에게 학교는 선망의 대상이자 희망이었다. 키 134㎝의 척추장애인. 그런데도 아프리카 및 아시아 빈민국가를 대상으로 비정부기구(NGO) 활동을 하면서 가난한 어린이들에게 희망이 되는 그를 우리는 ‘거인’이라고 부른다. 그는 1990∼2003년 보츠와나에서 편물교사로 제자를 길러냈으며 이후 학교장이 됐다. 지금은 에티오피아, 시에라리온, 우간다 그리고 아시아의 부탄 등지에서 어린이를 돕는 데 앞장서고 있다.

그는 태어날 때부터 축복받지 못한 인생이었다. 술 취한 아버지가 신생아였던 해영을 집어던져 척추장애인이 됐다. 어머니는 정신질환 장애였다. 겨우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열세 살부터 남의 집 식모살이를 해야 했다. 교복을 입는다는 건 꿈도 못 꿀 일이었다.

그러나 그는 희망을 놓지 않았다. 당시 서울 한남직업학교에 입학, 편물기술을 배우고 공장을 다니며 전국기능대회에 도전했다. 3개의 금메달을 땄고 정부로부터 철탑산업훈장을 받았다. 일본 유학도 다녀왔다. 신체적 장애는 ‘내가 지금 살아있다’는 독백으로 견뎠다.

억척스럽게 살아온 덕분에 생활의 안정을 찾아갈 스물여섯. ‘내 능력만으로 이룰 수 없는 기적 같은 일’을 경험한 그는 어느 날 한 선교회가 붙인 보츠와나 직업학교의 편물교사 모집공고를 보게 됐다. 앞뒤 재지 않고 그곳으로 떠났다. 그리고 온갖 악조건과 이방인이 겪는 문화 충격을 이겨내며 편물기술을 가진 제자 450여명을 길러냈다. 이제 그는 미국 컬럼비아대학원 사회복지학 박사 과정에 도전하고 있다. 배움을 갈구하는 아이들을 위해서다. 제작진이 그의 삶을 담았다.

전정희 선임기자 jhje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