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광역자치단체장에게 듣는다-안희정 충남도지사] “내포신도시 시대 개막으로 지역발전 속도 낸다”
입력 2013-01-07 21:41
안희정(48) 충남도지사에게 따라 붙는 별명들은 많다. ‘리틀 노무현’ ‘노무현의 왼팔’ ‘노무현의 정치적 동업자’ 등등. 안 지사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 뗄 수 없는 관계로 노 전 대통령의 사상과 철학을 흠뻑 물려받은 후배이자 제자다. 이런 안 지사가 달라졌다. 4년 도정(道政)의 후반기를 맞으면서 ‘노무현 효과’나 ‘노무현 껍질’을 서서히 벗고 정치적 독립체로 굳건하게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충남도도 올해 도청청사를 대전에서 홍성군 내포신도시로 옮기면서 새로운 변화와 분위기를 추구하고 있다. 안 지사는 7일 새 도청청사 집무실에서 신년인터뷰를 가졌다. 그는 “올해는 충남도의 새로운 역사를 창조해 나갈 중요한 시기다”면서 “충남을 환황해경제권 시대를 이끄는 중심으로 만들겠다”고 각오를 피력했다. 안 지사에게 새해 구상을 들었다.
-충남도청이 80년 만에 내포신도시로 옮겼다. 내포시대의 의미는.
“충남 대전시가 1989년 대전직할시로 분리독립했다. 이후 충남도청이 대전시에 있었는데 많은 도민께서 도청이 도민 품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선 3기 심대평 지사 시절에 도청 이전을 결정했고, 전임 이완구 지사 시절에 도청 도시설계를 해 민선 5기인 내 임기에 이사했다.
충남 발전의 중심축이 낙후된 서북부지역으로 옮겨졌다. 이를 계기로 발전의 혜택이 전 지역으로 확산돼야 한다. 내포신도시에서 시작하는 충남도청의 새로운 출발에 도민 여러분이 힘을 모아주길 바란다. 동북아 거점도시로 도약, 환황해경제권 시대를 주도하는 충남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민선 5기 3년차를 보낸 도정을 평가한다면.
“무엇보다 지난해 104년 만에 최악의 가뭄이 들었는데 많은 도민이 가뭄 극복을 위해 힘을 모아 주셨다. 그 점에 대해 참 고맙게 생각한다. 충남은 전국에서 지역경제성장률이나 기업 투자유치, 인구증가율에서 수도권을 제외하고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꾸준하게 발전한 한 해였다.”
-새해 도정 운영방향은.
“충남도가 새로운 역사를 창조해 나갈 중요한 시기이다. 대화와 소통, 공정과 투명을 강화하겠다. 인구나 기업 증가 등 외형적인 성장에 머물러선 안 된다. 외형적인 성장이 실질적으로 도민의 행복으로 연결돼 행복체감지수가 높아지는 발전이어야 한다. 더욱 내실화된 지역발전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최근 도의회와의 마찰이 계속되고 있는데 소통할 방법은.
“의회와 집행부는 서로 견제하는 사이다. 예산안이 무조건 통과된다면 그게 오히려 건강하지 못한 의회와 집행부의 관계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집행부의 모든 정책에 대해 의회가 도민의 입장에서 감시하고 정책적으로 비판해야 건강하다. 소통문제는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대화와 소통을 통해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고, 주요 현안을 도의회와 함께 추진하겠다.”
-서해안 유류피해가 난 지 5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해결은 요원한데.
“2007년 발생 이후 5년간 도는 주민들을 도와 국제손해사정재판에서 피해사실을 입증받을 수 있도록 지원해 왔다. 그런데 아쉽게도 재판에서 불과 5.6%밖에 구제받지 못했다. 지난 18대 대선 과정에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도 많은 관심을 둔만큼 실질적으로 피해를 본 태안을 중심으로 지역경제가 활성화되도록 특별예산 및 재정계획을 세우도록 중앙정부에 촉구해 나가겠다. 삼성이 가해자로서 자기 책임을 다하도록, 주민들의 요구사항에 성실히 응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 나가겠다.”
-새 정부가 들어서는데 충남도와의 관계 설정은.
“중앙정부와 지자체는 국정의 동반자다. 긴밀하게 국정운영의 방향을 놓고 협력하고 힘을 모아야 한다. 대한민국은 자치분권, 지방자치의 나라다. 중앙정부 혼자서 이끌고 나가기에는 대한민국이 경제적으로, 그리고 시민의식 분야에서 성장해 있다. 그런 점에서 박 당선인과 새 정부는 17개 시·도, 230개에 이르는 시·군·구를 국정운영의 진정한 동반자로 여기고, 국정운영 구상을 세워주길 바란다. 지방정부와 자치단체가 역할을 높여서 일할 수 있도록 새 정부가 분권과 자치에 힘을 써주길 부탁한다.”
-민선 5기 주요 시책인 ‘3농(農) 혁신’ 사업은.
“3농 혁신은 농민·농업·농촌, 어업·어촌·어민, 산촌·임업·임업인 등 사람과 공간, 산업에 대한 전략을 세우자는 것이다. 농업 없이 국가발전은 있을 수 없다. 모두가 값싼 것 사다 먹자는 생각을 해서는 국가 미래가 아주 불안해진다. 20세기까지는 증산이 목표였지만, 21세기에는 질과 안전성이 우선이다. 또 자연 파괴적이어서는 안 된다. 생태와 함께 가는 농업이어야 한다. 그런 농업 혁신을 이루자는 운동이다. 이 운동은 사실 오랜 기간이 걸린다. 국민의 응원도 필요하고, 지역에서 생산하는 것을 지역에서 소비하는 직거래 운동도 있어야 한다.”
-도민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2013년에는 내포신도시를 중심으로 하는 충남도청의 새로운 출발에 도민 여러분이 힘을 모아주셔야 한다. 새롭게 출발한 세종시가 도시의 기틀을 잡고, 대한민국 중심도시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우리도 응원해 줘야 한다. 서해 유류피해 주민들의 고통과 좌절에 대해 도민 여러분이 응원해 주시고, 도지사인 나도 피해 주민들의 아픔을 치유하는 데 앞장서겠다. 이 모든 일의 중심은 우리 도민 여러분이 힘을 모아줄 때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홍성=정재학 기자 jh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