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선물 15조원대 주문 실수… 홍콩 투자자 전산 오류 2만5500계약 체결

입력 2013-01-07 21:23

코스피200 선물시장에서 해외 투자자의 시스템 오류로 15조원대의 대규모 주문 실수가 발생했다.

한국거래소는 7일 오후 2시쯤 코스피200 선물시장에서 268.20포인트의 호가에 12만6000여 계약의 매수 주문이 집중됐다고 밝혔다. 1계약은 약 1억3000만원으로 총 주문 액수는 15조원을 넘는다. 거래소 관계자는 “대량 매수주문이 아니라, 한 계약씩 쪼개져 계속 들어온 형태”라며 “동일한 주문을 실수로 계속 낸 해외 투자자의 전산 시스템 오류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매수 주체는 홍콩의 직접주문전용선(DMA) 계좌였고, 국내 KB투자증권을 경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에서 국내 선물시장에 투자하려면 거래소의 회원사인 국내 증권사를 거쳐야 한다. DMA는 국내 증권사의 개입 없이 해외의 주문이 자동으로 거래소에 전달되는 방식이다. KB투자증권은 매수주문 오류를 의심해 해외 투자자에 이 사실을 알렸고, 뒤늦게 오류를 파악한 해외 투자자는 부랴부랴 취소 주문을 냈지만 결국 장 종료까지 2만5525계약이 체결됐다. 체결된 계약은 약 2조6000억원에 해당한다. 해외 투자자는 규정에 따라 계약금액의 13.5%인 4600억원 가량을 위탁 증거금으로 내야 한다. KB투자증권은 해외 투자자의 위탁 증거금을 받아 계약금액의 9%에 해당하는 약 3000억원의 유지 증거금을 8일 12시까지 거래소에 납부해야 한다.

이경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