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주주 배 불린 대선테마주… 2012년 3000억 차익

입력 2013-01-07 18:55

지난해 대선 테마주 회사의 대주주와 친인척이 주식 4600억원어치를 팔아 3000억원을 웃도는 차익을 남긴 것으로 드러났다. 개인 투자자 대부분을 빈털터리로 만든 테마주 열풍이 일부 대주주 배만 불려줬다는 지적이다.

7일 한국거래소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18대 대선 유력 후보들 덕에 주가가 뛴 회사 79곳의 대주주·특수관계인은 지난해 901차례 지분 9760만주를 4559억원에 팔았다. 당시 주가는 대선 테마주 열풍이 불기 전인 2011년 6월 초보다 평균 225%가량 오른 상태였다. 대주주 일가가 지분 매각으로 약 3154억원의 시세차익을 봤다고 볼 수 있다.

대선 후보별로는 ‘안철수 테마주’로 분류되는 33개 종목의 대주주들이 처분한 지분 규모가 2938억원(5809만주)으로 전체의 64.4%를 차지했다. 2011년 중순 대비 시세차익도 2280억원으로 가장 컸다. 문재인 테마주, 박근혜 테마주는 대주주 일가 지분매각 대금이 각각 891억원(2644만주), 730억원(1306만주)이었다.

종목별 매각대금은 안랩이 1604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아가방컴퍼니(514억원), 미래산업(443억원), 써니전자(323억원), 우리들생명과학(318억원) 등이었다. 특히 미래산업은 최대주주 정문술씨가 지난해 9월 18∼19일에 보유주식을 모두 팔아 400억원을 챙기면서 ‘먹튀’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한편 정치 테마주는 2011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2년 연속 주식 회전율 상위권을 싹쓸이했다. 주식 회전율이 높다는 건 시세차익을 노린 단타 매매가 기승을 부렸다는 뜻이다.

지난해 유가증권시장의 주식 회전율 상위 9개 종목이 모두 대선과 직간접으로 연관된 종목이었다. 코스닥시장 회전율 상위 9개 종목 중에선 5개가 정치 테마주였다. 전체 시장을 통틀어 회전율이 가장 높았던 종목은 안철수 테마주인 오픈베이스(7744.7%)였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