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위 업무 시작] “업무보고 전문성 있게”… 인선 이어 운영도 朴스타일

입력 2013-01-07 19:31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박근혜 스타일’로 속속 시스템을 갖춰가고 있다. 인선부터 운영까지 박근혜 당선인의 주문이 고스란히 반영되는 중이다.

박 당선인은 7일 오전 인수위 전체회의에서 “인수위의 1시간은 다음 정부의 1년이 될 수 있다는 각오로 임해 달라”며 “문제점을 파악하는 한편 꼭 필요한 핵심 사항을 인수받아 그에 대해 정확한 진단과 해법을 찾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 각 부처의 업무보고 및 인수 과정에 대한 주문도 빼놓지 않았다. 박 당선인은 “수박 겉핥기식으로, 또는 어느 부처가 설명할 때 그냥 받아들일 것이 아니라 인수위원이 전문적으로 내용을 판단해 각 분야의 문제 핵심이 무엇인가, 우리가 어디에 집중해야 하는가, 또 정확하게 국민이 원하는 삶, 우리나라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 무엇인가의 관점에서 인수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맞춰 분과별 간사들은 오후 회의를 갖고 인수 과정의 효율성과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분과별 담당 부처 및 기관을 나눴다. 윤창중 인수위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부처 업무보고는 그 부처를 주관하는 분과가 있지만 경우에 따라 2개 분과가 합께 보고를 받을 수도 있다. 분과 간 협력을 강화키로 한 게 특징”이라고 말했다. 부처 칸막이를 없애고 정책 조율을 강조하는 박 당선인의 스타일이 반영된 것이다.

부처별 업무보고 일정은 8일 간사단 회의에서 부처 보고자를 누구로 할지, 어떤 스케줄로 할지 등 세부 사항을 확정한 뒤 정부에 통보키로 했다. 이와 더불어 정례회의 일정도 확정했다. 김용준 인수위원장 주재로 매주 목요일 오후 2시 인수위원 전원이 참석하는 전체회의를 열고, 분과별 간사회의는 유민봉 국정기획조정분과 간사 주재로 월·수·금 세 차례 오전 9시에 하기로 했다.

정부 부처의 인수위 파견자 명단은 8일 발표된다. 실무진까지 직접 들여다보고 꼼꼼히 고르는 박 당선인의 인사 스타일 때문에 다소 늦어졌다. 그 과정에서 몇몇 부처의 경우 부처 추천 인사들이 모두 거부당해 새로운 인물이 투입된 것으로 전해졌다. 당선인 측 핵심 관계자는 “일부 부처에서 명단이 조금 늦게 와 일괄적으로 발표하기 위해 시간이 조금 걸린 것일 뿐”이라며 “정부 추천 인사를 대부분 수용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박 당선인 특유의 ‘보안주의’ 때문에 인수위원들이 취재진을 피해 다니는 풍경이 계속 연출됐다. 한 경제분과 인수위원은 회의를 마친 뒤 나오는 길에 기자들이 달려들자 “저는 모른다”며 주차해 놓은 자신의 차량으로 달려가 올라탔다. 서둘러 떠나려 시동을 걸고 가속페달을 밟았지만 차가 움직이지 않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는 “사이드 브레이크를 안 내렸다”는 기자들의 지적에 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자리를 떴다. 일부는 기자들을 피하다 신발이 벗겨졌고, 아예 휴대전화를 받지 않겠다는 인수위원도 등장했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