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위 업무 시작] 代이은 인연… 눈길끄는 인수위 ‘박정희 키드’

입력 2013-01-08 01:25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과 일부 대통령직인수위원 간의 ‘대(代)를 이은 인연’이 정치권 안팎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인수위 경제2분과 서승환(연세대 교수) 인수위원과 교육과학분과 장순흥(카이스트 교수) 인수위원 부친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핵심 측근들이었고 고용복지분과 최성재(서울대 명예교수) 간사는 박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의 이름을 딴 서울대 기숙사 ‘정영사’(正英舍) 1기생이다. 인수위의 ‘박정희 키드(Kid)’인 셈이다.

서 인수위원의 부친 고(故) 서종철 전 국방부 장관은 육군사관학교 1기 출신으로 5·16 군사쿠데타에 참여해 박 전 대통령 정권에서 육군참모총장, 대통령 안보담당특별보좌관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1973∼77년 유신 시절 국방부 장관을 지냈다. 슬하의 5남 1녀 중 서 인수위원은 넷째다.

장 인수위원 아버지 장우주 전 대한적십자사 사무총장도 육사 3기로 박 전 대통령(2기)과 막역한 사이였다. 육군소장 예편 뒤인 1971년 한적 사무총장에 선임됐다. 이듬해에는 이후락 중앙정보부장과 박성철 북한 제2부수상의 남북한 교차 방문 당시 북측 일행이 서울을 극비 방문, 박 전 대통령을 만난 내용을 당시 하비브 주한 미국대사에게 알려줬다. 이 사실은 지난해 1인 미디어매체 ‘시크릿오브코리아’가 미 국무부 비밀전문과 함께 공개했다.

최 간사가 대학시절 머물렀던 정영사는 서울대 재학생 중 성적이 가장 우수한 지방학생 4∼5명씩만 뽑아 공부시켰던 곳이다. 정운찬 전 국무총리, 문용린 서울시교육감, 한덕수 주미대사 등이 이 기숙사 출신이다. 최 간사를 포함해 정영사 출신은 1년에 한두 번 청와대에 인사하러 갔고 육 여사, 박 당선인과 함께 식사를 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박정희 키드’는 인수위에 많다. 외교국방통일분과 최대석(이화여대 교수) 인수위원 부친은 고(故) 최재구 전 공화당 의원(8·9·10·12대)이다. 박 전 대통령은 최 전 의원을 총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용복지분과 안상훈(서울대 교수) 인수위원은 김기춘 전 법무부 장관의 사위다. 김 전 장관은 검사 시절 박 전 대통령의 유신헌법을 기초한 법조인 중 한 명이다. 이처럼 박 당선인은 아버지인 박 전 대통령 재임 시절 실세들의 ‘2세’ 인맥을 대거 인수위에 기용한 셈이다.

인수위 소속은 아니지만 유일호 당선인 비서실장의 부친도 박 전 대통령 시절 야당을 이끈 고(故) 유치송 전 민주한국당 총재다. 그는 1964년 박 전 대통령의 하야 권고 건의를 검토했던 야당 6인 소위 멤버였지만 1994년 박 전 대통령 서거 15주년 추모위원회 고문에 이름을 올리는 등 ‘박정희 재평가’ 작업에 나서기도 했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