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네스 배 구하기’ 슈미트 구글회장 일행 평양 도착

입력 2013-01-07 10:24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이 빌 리처드슨 전 미국 뉴멕시코 주지사, 김진경 평양과학기술대 총장과 함께 7일 나흘간의 일정으로 북한을 방문했다.

리처드슨 전 주지사를 단장으로 하는 9명의 대표단은 이날 오후 중국 베이징을 거쳐 중국국제항공 민항편으로 평양에 도착했다. 대표단에는 미 국무부 정책자문을 역임한 ‘구글 아이디어(싱크탱크)’의 제라드 코헌 소장과 리처드슨 전 주지사의 정책고문이었던 한국계 토니 남궁 박사도 동행했다.

리처드슨 전 주지사는 베이징 서우두 공항에서 취재를 위해 몰려든 기자들에게 이번 방북이 개인적 방문임을 재차 강조하며, “슈미트 회장이 소셜미디어 측면 등 (북한의) 몇 가지 경제적 이슈들에 흥미가 있다”면서 “그런 이유로 우리가 팀을 이뤘다”고 밝혔다. 하지만 리처드슨은 소셜미디어의 의미를 구체적으로 설명하지는 않았고, 슈미트 회장도 “노 코멘트”를 되풀이하며 말을 아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AP는 익명을 요구한 대표단 멤버를 인용해 슈미트 회장이 이번 방북길에 북한에 모종의 기증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이들은 방북 기간 중 북한의 인도주의 상황을 살펴보고, 북한에 억류 중인 한국계 미국 시민권자 케네스 배(한국명 배준호)의 석방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리처드슨은 “북한의 정치 지도자들과 경제·군부 관리들을 만날 것이며 대학도 방문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과의 면담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우리가 일정에 관여할 수 없다”면서 “현지에서 일정이 통보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막후에서 방북을 주선한 남궁 박사는 “북한 외교부의 초청으로 방북 길에 오르게 됐다”면서 “슈미트 회장의 방북이 북한 경제 개방의 신호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남궁 박사는 40여 차례 북한을 방문한 북한 전문가로 개신교 원로인 남궁혁 전 평양신학교 교장의 손자다.

방문단은 10일 북한 고려항공편으로 평양을 떠나 베이징에 도착해 방북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구성찬 기자 ichthu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