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은 전쟁] 美 “잊혀진 전쟁 아니다” 펜타곤에 한국戰 전시관

입력 2013-01-07 19:16

6·25 정전 60주년인 올해 미 국방부 청사(펜타곤)에 한국전쟁을 조명하는 전시관이 문을 연다. ‘잊혀진 전쟁’으로 불렸던 한국전에 대해 근래 크게 높아진 미국 조야의 관심과 재평가 움직임을 단적으로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펜타곤 순례 관광 코스에 포함돼 연간 10만명에 이르는 미국인 등 전 세계 인에게 한국전의 실상과 교훈을 알리는 효과도 기대된다.

미 국방부 산하 ‘한국전 정전 60주년 기념위원회(정전 60주년 위원회)’와 주미 한국대사관은 버지니아주 펜타곤시티 펜타곤 내 회랑 5와 6이 만나는 에이펙스(Apex·건물모서리라는 뜻)5/6 1층 광장에 ‘한국전 전시관(Korean War Exhibit)’을 5월 중 개관한다고 6일(현지시간) 밝혔다.

데이비드 클라크 정전60주년 위원회 사무국장(대령)은 “한국전 정전 60주년을 기념해 이곳에 최고 수준의 박물관 같은 최첨단, 영구 전시관을 마련할 예정”이라며 “전시관은 펜타곤 투어 코스에 포함돼 수만명의 관광객이 방문하게 될 것”이라고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이곳에는 한국전의 기원과 전개, 참전자들의 휴먼 스토리, 역사적 의미 등을 담은 문서자료와 사진, 유물, 비디오 등이 전시된다.

워싱턴DC 링컨기념관 인근에 한국전참전용사 기념비가 있지만 사실상 조각공원이며, 건립주체도 참전군인들이었다는 점에서 이 전시관은 연방정부가 건립하는 첫 박물관 형식의 한국전 기념공간이 된다.

정전60주년 위원회의 다른 관계자는 “한국전 참전 미군들의 육성 증언과 자필 원고 등 생생한 자료들이 여러 곳에 흩어져 있고 일부는 사라진 것으로 파악됐다”며 “이들 자료를 우선 선별해 모으려한다”고 말했다.

한국전 전시관이 들어서는 자리는 2001년 9월 11일 민간 비행기를 동원한 테러단체 알카에다의 펜타곤 공격에 희생된 이들을 기려 펜타곤 내에 설치한 ‘미국의 영웅 기념관’과도 가깝다. 미국 영웅 기념관은 펜타곤 관광객들의 필수 방문코스다.

주한 미 대사관 관계자는 “미 국방부가 청사에 한국전 기념관을 따로 만드는 것은 중국의 부상 등에 대응해 한·미 동맹에 더 높은 가치를 부여하려는 움직임을 반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