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나침반] 말초혈관질환 예방 치료, 흡연·당뇨병이 주범… 50대이상 꼭 선별검사를

입력 2013-01-07 17:33


말초혈관질환은 넓은 의미로 심장이나 뇌혈관을 제외한 광범위한 혈관 질환을 포함하는 용어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팔이나 다리의 동맥 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혀 혈류가 감소돼 허혈 증상이 나타나는 상태를 말한다. 이러한 말초혈관질환은 중요 심혈관계 위험인자의 하나로, 심근경색이나 뇌졸중의 병력이 없는 환자에서도 심혈관계 사망의 상대적 위험도가 관상동맥질환이나 뇌혈관질환을 가진 환자와 유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과거에는 심장질환이나 뇌혈관질환에 비해 말초혈관질환에 대한 관심이나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낮아 질병을 조기에 발견해 제대로 된 치료를 받는 경우가 많지 않았다.

말초혈관질환의 초기 증상은 운동 시에 나타나는 ‘간헐적 파행’이다. 안정 시에는 전혀 증상이 없다가 일정 거리를 걷거나 운동을 하게 되면 다리가 조여 들고 통증이 발생해 더 이상 걷기가 힘이 들어 쉬게 되며, 휴식을 취한 후에는 증상이 사라져 다시 일정 거리를 걸을 수 있게 되는 현상이 반복된다.

하지만 이러한 상태를 방치하고 치료를 하지 않게 되면 안정 시에도 증상이 지속될 수 있고, 심한 경우 다리의 조직이 괴사돼 다리를 절단해야 하는 극단적인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말초혈관질환의 선별검사로는 다리 혈관의 맥박을 만져보거나 발목의 혈압을 팔의 혈압으로 나눈 ‘발목상완 혈압지수’를 측정하는 것이 있다. 발목의 혈압이 팔에서 측정한 혈압보다 10% 이상 감소돼 있을 때 말초혈관질환을 의심할 수 있고, CT(컴퓨터단층촬영)나 MRI(자기공명영상) 등을 이용한 혈관조영검사로 확진한다. 혈관의 협착이 심하지 않은 경우에는 약물치료를 하면서 경과를 관찰하면 되지만, 증상이 심하거나 협착의 정도가 심한 경우에는 수술이나 시술이 필요할 수 있다. 최근에는 술기의 발달과 다양한 기구들의 개발로 말초혈관질환에서도 풍선확장술이나 스텐트 삽입술 등 혈관 중재시술의 적용 범위가 넓어지고 있는 추세다.

말초혈관질환의 원인은 대부분 죽상 동맥경화증이기 때문에 관상동맥질환과 마찬가지로 흡연,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고령 등이 대표적인 위험인자이며 특히 흡연과 당뇨병이 가장 주요한 위험인자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말초혈관질환의 예방과 치료를 위해서는 이러한 위험인자를 발견하고 철저히 관리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이미 관상동맥질환이나 뇌혈관질환의 과거력이 있는 경우는 물론이고 다른 질환이나 증상이 없다 하더라도 65세 이상의 고령이나 흡연력, 당뇨병이 있는 50대 이상에서는 반드시 말초혈관질환의 선별검사를 받아볼 것을 추천한다.

민필기 연세의대 강남세브란스 병원 심장내과 부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