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시장선도 공격경영 박차… “2013년 20조 사상 최대 투자”

입력 2013-01-06 22:17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올해 LG그룹 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계획을 내놓으며 공격경영 행보를 가속화했다. 지난 2일 신년사에서 “1등 기업이 아니면 성장이나 수익을 기대하기 힘들다”며 ‘시장선도’를 선언한 것과 일맥상통하는 것으로, 공격적 투자를 통해 글로벌 경기 침체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LG그룹은 6일 시설 부문에 14조원, 연구개발(R&D) 부문에 6조원을 각각 투입하기로 하는 등 총 20조원 규모의 투자계획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보다 3조원이 늘어난 것으로 시설 투자는 18.6%, 연구개발 투자는 20%가 늘어난 것이다. LG그룹은 지난해에도 당초 발표했던 계획보다 4000억원 많은 16조8000억원을 투자한 바 있다.

사업부문별 투자내역은 전자부문 13조4000억원, 화학부문 3조5000억원, 통신·서비스부문 3조1000억원 등이다. 특히 LG가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 디스플레이와 정보전자 소재, 차세대 네트워크 분야의 기술 개발과 생산라인 구축에 초점을 맞췄다.

채용에서도 1만7000명을 뽑았던 2011년 다음으로 가장 많은 인원을 선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 계열사별 계획이 최종 확정되지 않았지만 지난해(1만5000명) 이상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LG그룹 관계자는 “올해도 경기전망이 불투명하지만 시장선도를 위한 적기투자와 선제투자, 국민경제 활성화를 위한 기업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투자를 늘리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구 회장의 투자확대 방침은 주요 그룹 총수들이 올해 전반적인 경영기조로 ‘위기관리’, ‘내실경영’을 꼽은 것과 확연히 대비되는 행보다. 4대 그룹 중 가장 먼저 투자와 경영계획을 밝힌 것도 LG그룹으로, 새해 초부터 기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구 회장은 이미 지난해 하반기부터 성과주의에 기반한 엄격한 신상필벌을 강조하며 ‘공격 모드’로의 경영스타일 변화를 예고해왔다. 지난해 11월 사장단 인사에서 ‘인화’를 강조해온 그룹으로는 이례적인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또 “돈을 더 쓰더라도 인재를 확보하라”는 구 회장의 지시로 LG디스플레이 등 주요 계열사들은 직원 인센티브를 늘리는 등 적극적 성과 보상체계를 시행하거나 손질하고 있다.

구 회장의 이 같은 강한 드라이브는 그동안 라이벌인 삼성전자 등과 격차가 벌어진 것을 만회하고 잃었던 자존심을 회복하기 위한 승부수로 보인다. LG전자의 경우 최근 2년 동안 스마트폰의 열세로 어려움을 겪어왔지만 지난해 ‘구본무폰’으로 불리는 ‘옵티머스G’를 출시하며 전세를 회복할 기반을 마련한 만큼 올해에는 본격적인 공세에 나서겠다는 투지가 엿보인다.

권혜숙 기자 hskw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