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사람들이 잘사는 선진국 보고 ‘대한민국 1% 엄친딸’ 특권 내려놓다
입력 2013-01-06 19:55
‘젊은 변호사의 고백’ 펴낸 변호사 출신 시민단체 운동가 김남희씨
대형 법무법인에서 억대 연봉을 받던 변호사에서 시민단체 활동가로 변신한 30대 여성이 법조계의 구조적인 문제를 해부한 책을 펴냈다.
최근 ‘젊은 변호사의 고백’을 출간한 참여연대 김남희(34·사진) 간사는 6일 “많은 국민들이 사법부 개혁을 요구하고 있지만 정작 법조인들은 이러한 현실을 공감하지 못하는 모습”이라며 “책은 이런 인식의 괴리에서 출발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법조계가 학벌, 혈연 등으로 묶인 폐쇄적 집단이라 내부 비위에 관대한 구조”라며 “우월한 사회적 지위에서 내려와 본 적이 없어 엘리트 의식이 매우 강하고, 국민과 눈높이를 맞추려는 마음도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도가니’ ‘부러진 화살’ ‘추적자’ 등 법조계의 어두운 면을 다룬 영화와 드라마가 큰 반향을 일으킨 것도 법조인들이 평소 국민에게 보인 이 같은 모습 때문이라는 것이 김씨의 생각이다.
한영외고를 나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김씨는 재학 중인 2000년 사법고시에 합격(사법연수원 32기)해 2003년 대형 법무법인에 입사, 2011년 1월까지 변호사로 일했다. 그녀가 ‘대한민국 1% 엄친딸’을 포기한 이유는 의외로 단순했다. 2009년부터 2년간 미국과 프랑스, 일본 등에서 공부하면서 평범한 사람들의 모습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김씨는 “나 역시 기득권층에 가까운 삶을 살면서 평범한 삶을 몰랐다”며 “한국은 성공해야 잘 사는 구조인 데 반해 선진국은 굳이 성공하지 않아도 잘 살 수 있는 구조였다”고 회상했다. 그는 이어 “평범한 선진국 사람들을 보면서 우리 사회가 뭔가 잘못됐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2011년 8월부터 참여연대 공익법센터에서 활동하고 있다. 최근엔 장애인 웹 접근성 보장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하면서 법률과 관련된 사회문제 해결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