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인수위 출범] 인수위 참여는 출세 코스?… 관가, 물밑 줄대기 한창

입력 2013-01-06 19:47

18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6일 공식 출범하자 관가에서는 누가 인수위에 참여할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과거 사례를 보면 인수위 경력은 이후 출세가 보장되는 ‘황금 코스’이기 때문이다. 이번 인수위 코드가 ‘밀봉 인사’와 ‘실무형 인수위’라는 점을 의식해 겉으로는 표정관리를 하고 있지만 인수위원 선발에 대한 설왕설래와 함께 물밑 줄대기도 한창이다.

지난 4일 인수위 각 분과별 간사와 인수위원이 발표됐지만 전문위원과 실무위원 등 각 부처에서 파견하는 실무진의 면면은 아직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각 부처에서는 일단 5년 전 이명박 정부 출범 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노골적인 줄대기 등 외부에 노출될 수 있는 행동은 최대한 자제하는 분위기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인수위가 권력으로 군림하는 것을 철저히 단속하면서 사전에 인사 자체가 외부에 알려지거나 줄대기를 하는 상황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5년 전과 비교하면 굉장히 차분한 분위기이지만 그래도 누가 인수위로 갈 것인지에 대한 관심이 많다”며 “지연과 학연을 중심으로 인수위 쪽에 줄을 대려는 움직임도 있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 실무위원으로 참여하는 과장들 사이에서도 조심스런 분위기가 감지된다. 기재부의 한 과장은 “예전에는 불러주지 않아도 먼저 인수위에 찾아가는 이들까지 있었는데 지금 분위기는 그 정도는 아니다”라고 전했다.

부처 공무원들에게 인수위행은 5년마다 찾아오는 최대 기회다. 인수위의 각 분과에서 밑그림을 그렸던 이들이 정부 출범 이후 핵심 요직을 거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김동연 기재부 2차관은 5년 전 인수위 기획조정분과 전문위원을 지낸 뒤 청와대 경제수석실, 국정기획수석실 비서관과 기재부 예산실장을 거친 뒤 차관으로 승진했다. 경제1분과 실무위원이었던 최상목 당시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과장은 현재 거시경제 분야를 총괄하는 기재부 경제정책국장으로 재직 중이다. 기재부 다른 관계자는 “인수위에 참여하면 경제정책 전 분야를 아우르는 시야를 키울 수 있어 업무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면서 “다들 어떻게든 인수위에 가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특히 교육과학기술부 공무원들은 더욱 촉각을 곤두세우며 인수위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박 당선인의 공약으로 미래창조과학부가 신설되면 교과부가 2개 부처로 분리되고 조직과 업무분장이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교과부 내부에서는 대학정책을 어느 부처에서 관장하느냐를 놓고 예전 교육부 출신 관료들과 과기부 출신 관료들 간 의견이 맞서기도 한다. 교과부는 인수위 교육과학 분과 전문위원으로 신익현 교육기반통계국장을, 실무위원으로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기획단 장인숙 과장을 각각 파견할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복지부 등 일부 부처는 아직 인수위에 파견할 공무원이 누군지 전혀 알려지지 않으면서 서로 눈치를 살피고 있다.

세종=백상진 기자, 민태원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