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방장관 지명 유력 헤이글… 유대계 반감, 인준과정 차질 우려
입력 2013-01-06 19:12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7일쯤(현지시간) 공화당 출신인 척 헤이글 전 상원의원을 차기 국방장관에 공식 지명할 예정이라고 미국 언론들이 5일 보도했다.
일부 언론들은 백악관이 이미 헤이글 전 의원 측에 지명 사실을 통보했으며 늦어도 8일까지는 발표가 있을 것으로 전하고 있다.
하지만 상원 인준과정이 순탄치 않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헤이글 전 의원은 베트남전 참전군인 출신으로 오랫동안 외교·안보 문제에 천착해 온 적임자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문제는 미 정치권을 좌지우지하는 이스라엘 로비다. 일부 공화당 의원들은 과거 그의 반이스라엘 성향 및 발언을 문제 삼아 인준을 거부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다. 이들은 헤이글이 2008년 상원의원 재직 당시 미국의 이란 제재에 수차례 반대표를 던지는 등 이스라엘의 이해와 어긋나게 행동했다고 주장한다.
특히 헤이글은 “유대인들의 로비 행위가 워싱턴 정가를 위협하고 있다”며 의회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 온 ‘미국·이스라엘 공공정책위원회(AIPAC)’ 등 이스라엘계 로비단체를 정면 비판해 왔다. 인준 반대 목소리에는 유대계 로비단체들의 그에 대한 ‘앙금’이 담겨 있다는 지적이다.
외교안보 라인의 한 축인 중앙정보국(CIA) 국장에는 마이크 모렐 국장 대행과 존 브레넌 백악관 대테러·국토안보 보좌관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모렐 국장대행의 경우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전 CIA 국장이 ‘불륜 스캔들’로 낙마한 이후 안정적으로 조직을 관리해 온 점을 평가받고 있다.
재무장관에는 제이컵 류 현 백악관 비서실장과 클린턴 행정부 시절 백악관 비서실장을 지낸 어스킨 볼스가 무게감 있게 거론되지만 다른 사람들도 입에 오르내린다. 특히 최근 재정절벽 협상을 가까스로 봉합했지만 예산 자동삭감 시기를 두 달 연기한 것 때문에 의회와 협상을 통해 국가채무 한도 등을 조정할 적임자를 찾는 게 관건이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