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사생활 캐기 파파라치 보도 논란… 특정인 일거수 일투족 감시
입력 2013-01-06 19:09
지난 1일 온라인 매체 ‘디스패치’는 가수 비와 배우 김태희의 데이트 장면을 공개하며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불러왔다. 3일에는 ‘스포츠서울닷컴’이 탤런트 이장우, 오연서가 함께 있는 사진을 보도해 두 사람의 열애설이 불거졌다.
연초부터 연예인들의 사생활을 담은 파파라치 사진이 줄지어 공개되고 있다. 보도를 한 두 매체는 파파라치식 보도 전문 매체로 그간 수많은 연예인들의 데이트 장면 등을 사진으로 포착해 냈다. 이들의 보도는 보통 목표로 삼은 특정 인물에 대한 장시간의 잠복 취재를 통해 이뤄진다. 디스패치 측은 6일 “우리 모토는 ‘뉴스는 팩트(Fact)’이고 그 팩트를 증명하는 것은 바로 확실한 ‘사진’이며, 수많은 밤샘과 잠복을 통해 특종을 건져냈다”며 “연예뉴스에 탐사보도 정신을 접목시키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자부한다”고 밝혔다. 일부 네티즌들은 이들 매체에서 파파라치 보도를 위해 기자들이 합숙훈련을 받고, 정보원을 활용하며 100일이 넘는 잠복을 하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파파라치식 보도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연예인의 사생활 침해 논란도 끊이지 않고 있다. 사실상 특정 인물의 일상이 지속적인 감시를 받는 셈이기 때문이다. A엔터테인먼트회사 관계자는 “작정하고 잠복해 있다가 고성능 카메라로 사진을 찍는다면 막을 수 없다”며 “연예인은 파파라치에게 사진이 찍혔다고 고소할 수도 없다”고 하소연했다. 또 다른 엔터테인먼트사 관계자는 “외국 연예인들은 파파라치 사진이 찍혀도 사생활을 별 편견 없이 받아들이는 문화 때문에 이미지에 큰 타격이 없다”면서 “반면 한국에서는 열애설 사진 하나로 그동안 쌓아온 이미지가 단번에 망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디스패치의 한 관계자는 “유명인이 된 이상 자기 사생활까지 지키겠다는 것은 욕심”이라고 말했다.
두 회사 간 미묘한 관계가 파파라치 특종 경쟁을 부추긴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디스패치는 스포츠서울닷컴 연예팀 출신 기자들을 중심으로 2011년 창간된 매체여서 두 매체는 보다 자극적인 사진을 찍기 위한 경쟁구도가 형성돼 있다.
경찰 관계자는 “파파라치식 보도가 지속되면 대중들이 사생활 침해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할 수 있다”며 “지나친 취재 과열은 안전사고가 발생할 위험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 1997년 영국의 다이애나 왕세자비가 파파라치를 따돌리다 교통사고로 사망했고, 지난 1일 미국에서는 가수 저스틴 비버를 쫓던 파파라치가 교통사고로 숨지기도 했다.
이사야 기자 Isaia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