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교회 ‘쪽방민 보호’ 훈훈… 난방비 긴급지원·예배당 개방 숙식제공
입력 2013-01-06 18:57
지난해 12월부터 이어진 한파가 새해 첫 주 절정에 달했다. 지난 3일 최저기온은 영하 16도로 떨어져 1월 초순 날씨로는 27년 만에 가장 낮은 기온을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역시 평균 영하 10도를 밑돌아 1973년 이후 두 번째로 추웠던 달로 집계됐다.
한파가 몰아칠 때마다 쪽방 주민과 독거노인 등 소외계층은 극심한 고통을 겪는다. 하루 식비도 버거운 이들은 대부분 전기장판 하나로 한겨울을 나고 있다. 쪽방 사역자들은 “전기료가 월세에 포함돼 있어 주인 눈치 보느라 전기장판도 충분히 사용하기 어렵다”며 “보일러가 설치된 쪽방도 아예 가동을 안 하거나 하루 몇 시간 정도만 가동되는 경우가 많다”고 입을 모은다. 결국 한파가 심해질수록 소외계층을 지원 사역을 하는 교회들은 더 분주해질 수밖에 없다.
인천 해인교회(김영선 목사)가 지역 내 쪽방 주민을 위해 세운 봉사단체 ‘인천내일을여는집’은 이달 초 쪽방과 독거노인 345가구에 15만원의 난방비를 긴급 지원했다. 재원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제공했다. 상임이사 이준모 목사는 “여름과 달리 겨울에는 독거노인과 쪽방 주민들이 집 밖으로 잘 안나온다”며 “난방비 지원은 겨울철 소외계층에게 가장 필요한 도움”이라고 말했다.
동대문 지역의 쪽방 주민 20여명은 한파를 피해 거의 매일 등대교회(김양옥 목사)를 찾는다. 주민들은 교회에서 몸을 녹이고 식사를 제공 받는다. 등대교회는 또 지난달 일산 평강교회 지원으로 60가구에 대당 4만원 상당의 온풍기를 지원했다. 또 청와대에서 지원받은 쌀(4㎏)과 내복을 320여명의 주민에게 나눠줬다.
영등포 쪽방촌에서 사역하는 광야교회는 매일 현장 순회점검을 하고 있다. 65세 이상 노인의 건강점검과 동파 현황, 소방시설 점검 등이 내용이다. 지난달에는 가구당 700장의 연탄을 지원했으며 매일 1200∼1300명의 쪽방 주민과 노숙인이 광야교회에서 식사를 하고 있다. 보호시설 입소를 거부당한 주취자 60여명도 현재 광야교회에서 숙식을 제공받고 있다.
서울 한우리교회(윤창용 목사)는 지난달 22일부터 비전센터 입구에 ‘사랑의 쌀독’을 설치해 독거노인과 기초생활수급자 등 지역 내 소외계층에게 쌀을 나눠주고 있다. 쌀독에는 매일 80㎏의 쌀이 채워진다. 교회 관계자는 “매일 쌀독의 상황을 보고 부족분을 채워넣고 있다”며 “처음에는 잘 알려지지 않아 이용자가 많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거의 매일 쌀독이 비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