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인수위 출범] ‘복심’ 대거 포진 비서실, 조각·靑인선 밑그림 그릴 듯
입력 2013-01-06 18:47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체제에서 단연 눈에 띄는 것은 비서실이다. 박 당선인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를 교수 출신 인사들을 중용해 실무형으로 꾸린 것과 달리 비서실에는 ‘복심(腹心)’을 아는 핵심 측근들을 대거 포진시켰다. 차기 정부 구성 및 인수 과정에서 인수위보다 비서실에 힘이 더 쏠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그중에서도 핵심은 정무팀이다. 2004년 당대표 시절부터 보좌해 누구보다 박 당선인의 의중을 잘 안다는 평가를 받아 온 이정현 최고위원이 정무팀장이다. 여기에 1998년 정계 입문 이후 국회의원 보좌진으로 합류한 이재만 보좌관과 정호성 비서관이 가세했다.
이 정무팀장은 6일 인수위 브리핑룸에서 기자들과 만나 구체적인 업무에 대한 질문에 “아직 무슨 일을 하는지 모르겠지만 기본적인 일만 할 것 같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그는 “비서는 귀만 있고 입은 없다고 한다”며 “기자들의 애로사항을 들을 때마다 대변인들을 통해 최대한 빨리 지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 당선인의 ‘입’ 역할을 오랫동안 해 왔던 만큼 공보 업무를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윤창중 인수위 대변인을 비롯해 박선규 조윤선 당선인 대변인은 박 당선인과의 스킨십이 부족한 탓인지 당선인의 결정 배경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주요 업무는 차기 정부 조각일 것으로 예상된다. 박 당선인 측은 인수위 업무와 조각 업무를 나누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들이 당선인 의중에 따라 박근혜 정부의 밑그림을 그릴 것이란 얘기다. 박 당선인의 정책 및 인사 관련 업무를 도맡았던 이재만 보좌관이 담당할 전망이다. 인선 과정에서 후보자들에게 당선인의 뜻을 전하고, 이들의 의사를 확인하는 것은 물론 현 청와대와의 협조 하에 인사 검증까지 할 가능성이 높다.
취임 이전까지 박 당선인의 메시지는 정호성 비서관과 조인근 여의도연구소 기획조정실장이 담당한다. 조 실장은 2007년 대선 경선 때부터 박 당선인의 연설문 작성 업무를 지원해오며 오랫동안 손발을 맞춰왔다. 박 당선인의 보좌진 3인방 중 한 명인 안봉근 비서관은 인수위 행정실로 배치돼 행정실과 비서실 간 업무를 조율할 예정이다.
이들의 특징은 박 당선인의 생각은 물론 관련 업무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지만 절대 이를 입 밖으로 내지 않는다는 점이다. 짧게는 6년부터 16년까지 박 당선인과 호흡해 왔다. 이 때문에 인선 작업이 ‘보안 제일주의’에 따라 진행될 경우 ‘밀봉인사’ 논란이 이어질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