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하철 역장 자리는 ‘퇴직공무원 집합소’… 1호선 14곳 중 6곳 차지

입력 2013-01-06 18:36

광주지하철 역장이 전문성 없는 퇴직 공무원들로 채워지고 있다.

역장 모집기준이 들쭉날쭉했고, 채용된 역장들도 대부분 지하철 업무에는 무경험자인 것으로 드러났다.

6일 광주도시철도공사에 따르면 현재 민간에 위탁 운영 중인 지하철 1호선 전체 역 14곳 가운데 6곳의 역장이 공무원 출신이다. 나머지 역장은 민간기업 출신 4명, 도시철도공사 직원 출신 3명, 부역장 출신 1명이다. 도시철도공사 직원과 부역장 출신 4명을 제외하면 퇴직 공무원 6명을 포함한 10명이 지하철과 무관한 셈이다. 이로 인해 화재 등 안전관리와 고객서비스에 대한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공무원 출신 역장은 2010년과 2011년 한때 최고 10명까지 점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연령제한 등 역장의 선발기준이 수시로 바뀌는 것도 문제다. 역장의 연령기준은 2004년 지하철 1호선 개통 직후 61세 이하에서 58세 이하로 낮아졌다가 다시 45∼62세로 조정되는 등 그동안 8차례나 변경됐다. 해마다 모집기준이 바뀐 셈이다.

임기 2년에 연임이 가능한 민간 위탁 역장은 연봉이 3000만원 정도고, 부역장 등 역무원 8∼9명의 실질적 채용권한을 갖고 있다. 이에 따라 광주시청 중·하위직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안정적 일자리가 보장되는 지하철 민간역장이 ‘퇴직 후 꽃 보직’으로 인식되고 있다.

시 관계자는 “퇴직 공무원들이 민간 역장으로 선발되면 고객 만족과 사고대처 요령 등을 익히기 위한 전문교육을 받고 있다”며 “낙하산 인사라는 오해를 씻기 위해 지난해부터 60세 이하 5급 사무관 이상 공무원 출신으로 역장 자격을 제한했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