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하기 에어로졸 급증탓 북극지역 급랭”
입력 2013-01-07 03:02
최근 한반도에 몰아닥친 혹한이 북극 지역 온난화와 해빙(海氷) 감소가 주된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장기적으로는 북극 대기 중의 에어로졸 증가가 강력한 한파를 몰고 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 국종성 박사와 서울대 박록진 교수팀은 2만5000년 전(빙하기)∼5000년 전(간빙기)의 퇴적물을 분석한 결과 빙하기에 에어로졸의 급격한 증가가 극지역 온도 하강을 유도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7일 밝혔다. 에어로졸은 공기 중에 떠다니는 고체·액체 형태의 작은 알갱이로, 황사 등으로 자연 발생하거나 공장에서 ‘검댕’ 형태로 배출되기도 한다. 특히 북극은 같은 기간 지구 평균에 비해 온도 하강이 6배 이상 컸다. 에어로졸이 태양 복사에너지를 차단해 온도 하강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국 박사는 “극지역의 급격한 기온 변화는 한반도가 속한 중위도 지역을 비롯해 전 지구 기후환경 변화에 가장 민감하다”며 “이번 연구는 기후변화 예측 모델의 새로운 접근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해양과학기술원 이재학 박사는 “에어로졸 효과로 인한 기온 급강하는 우리 미래 세대에 강력한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국 박사팀은 또 함유근 미국 항공우주국(NASA) 박사 등과 공동 연구를 통해 봄철 열대 대서양의 온도 하강이 서태평양의 바람에 변화를 주어 ‘중태평양 엘니뇨 현상(엘니뇨 모도키)’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중태평양 엘니뇨는 페루 인근에서 발생하는 동태평양 엘니뇨와 달리 중위도 지역 태평양의 해수 온도가 올라가 붙은 이름이다. 한반도의 연초 폭설이나 겨울비 등이 모두 중태평양 엘니뇨에 의한 영향으로 알려져 있다.
국 박사는 “동태평양·중태평양 엘니뇨는 한반도 날씨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기후 현상”이라며 “봄철 대서양 온도 변화를 바탕으로 같은 해 겨울철 한반도 기후 변화를 예측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네이처 자매지인 ‘네이처 기후변화’와 ‘네이처 지구과학’ 7일자에 각각 실렸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