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댄스’ 간단하면서도 재미있는 율동… 자전거 타기보다 운동량 많다

입력 2013-01-06 17:46


운동을 하긴 해야 하는데…. 막상 하려니 동장군이 무섭다. 실내에서 재미있게 할 수 있는 운동을 찾고 있다면 ‘라인댄스’가 제격이다. 라인댄스 뭐냐고? 2006년 독일월드컵 때 붐을 일으켰던 김수로의 ‘꼭짓점 댄스’가 바로 라인댄스다. 간단하면서도 재미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다. 운동 효과는 걱정할 필요 없다. 연세대학교 스포츠의학 연구실에 따르면 라인댄스는 사이클을 타는 것보다 지방연소율이 더 높다고 한다.

때로는 발랄하게, 때로는 우아하게…. 음악에 몸을 맡기다 보면 숨이 차오른다. 가끔 스텝이 꼬이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주위에서 “호호호…” 웃음보가 터진다. 실수 좀 하면 어떠랴! 지난 연말 찾은 서울 당산동의 대한라인댄스협회 교육관. 몸매를 가꾸려는 젊은 여성부터 나이가 지긋한 어르신까지 12명이 춤바람에 휩싸였다. 이들은 1시간 20분 동안 다양한 음악에 맞춰 쉴 새 없이 몸을 흔들었다.

올해 환갑을 맞은 김성순 씨는 라인댄스 예찬론을 펼쳤다. “젊었을 때는 수영, 에어로빅 같은 운동을 했는데 나이가 드니 무릎에 무리가 가서 요즘은 라인댄스를 해요. 라인댄스를 하니 뱃살이 빠지더군요. 집에서도 시간 날 때마다 음악을 틀어 놓고 혼자 춤을 추죠. 나이 많은 분들에게 적극 추천하고 싶어요.”

◇건강한 춤바람=라인댄스는 미국 서부개척시대에 남자들이 줄을 맞춰 같은 동작의 춤을 네 방향으로 전환하며 추던 것에서 기원했다. 그래서 ‘컨트리 앤드 웨스턴 댄스Country & Western Dance)’라고 불린다. 현재 라인댄스는 종주국 미국을 비롯해 일본, 중국, 말레이시아 등지에서 건강댄스로 자리 잡고 있다.

중국의 경우 아침에 공원에 나가면 태극권을 수련하는 사람보다 라인댄스를 추는 사람들이 더 많다고 한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때 중국의 라인댄스 동호인 1500명은 천안문 광장에서 라인댄스 시범을 보여 갈채를 받기도 했다.

‘춤이 무슨 운동이 된다고?’ 이렇게 생각하면 오산이다. 라인에 맞춰 서 있는 동안 척추를 바르게 세워야 하기 때문에 구부정한 자세를 교정할 수 있다. 또 춤을 추는 동안 무릎, 발목, 관절 등 퇴화하기 쉬운 신체 부위를 골고루 사용한다. 비만 탈출과 골다공증 예방에도 좋다. 혈압과 콜레스테롤 수치 감소는 덤이다. 특히 순서가 정해져 있는 스텝과 동작은 뇌의 활동량을 높여 치매 예방에 도움을 준다.

최근엔 초·중·고교 선생님들도 라인댄스를 배우고 있다. 학생들과 함께 춤을 추며 ‘왕따’ 등 학교문제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라인댄스는 수십 명이 늘어서서 한마음으로 춤을 추기 때문에 협동성과 사회성을 키워 준다. 심리적인 불안감에 시달리는 청소년들은 라인댄스를 통해 심리적인 안정을 찾기도 한다.

◇라인댄스 어떻게 추나=라인댄스는 동일한 음악에 동일한 동작을 하는 것이 원칙이다. 한 곡이 끝나는 동안 4회에서 8회 정도 같은 동작을 반복한다. 비교적 단순한 동작을 반복하기 때문에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다. 또 파트너 없이 혼자서도 즐길 수 있다. 스텝 위주의 춤이기 때문에 팔이나 손동작을 독창적으로 창작해 표현할 수도 있다.

라인댄스의 레퍼토리는 약 4000개에 달한다. 각각의 라인댄스엔 고유 이름이 붙어 있다. 라인댄스를 창작하는 안무가가 일련의 동작을 짜서 이름을 붙인다. 기본적으로 이름이 붙여진 작품은 세계 어디를 가도 춤추는 방법이 같다. 언어와 문화권을 초월하는 춤이 라인댄스다.

라인댄스는 음악 장르에 따라 6개의 카테고리로 나뉜다. 경쾌한 리듬을 바탕으로 하는 노벨티(Novelty), 우아하고 부드럽게 진행되는 라이즈 앤 폴(Rise & Fall), 차차차와 맘보 등 라틴댄스를 기본으로 하는 큐반(Cuban), 아래위 움직임인 바운싱을 이용한 릴트(Lilt), 발라드 음악을 많이 쓰는 스무스(Smooth), 댄스음악에 맞춘 펑키(Funky)가 그것이다. 최근 한국에서는 동호회를 중심으로 한국 가요를 사용하는 라인댄스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라인댄스는 음악 장르에 따라 동작이 다르다. 젊은층은 빠른 템포의 ‘펑키’를 좋아하고 나이 드신 분들에겐 동작이 부드러운 ‘라이즈 앤 폴’을 많이 춘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