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추락하는 생산성으론 고령사회 극복 못한다
입력 2013-01-06 18:29
노동생산성이란 투입 노동력 대비 부가가치 규모를 따지는 용어인데 성숙한 경제일수록 높아지는 것이 보통이다. 그런데 최근 한국의 노동생산성은 해마다 하락세다. 고령사회에 직면하게 될 노동력 부족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은 바로 효율성, 즉 높은 노동생산성을 통해 부가가치 생산을 극대화하는 것이 바람직한 방향일 텐데 벌써부터 생산성 하락세가 거듭되고 있다니 큰일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작년 3분기 노동생산성은 전분기 대비 -0.4%를 기록해 22개 회원국 중 하락폭이 노르웨이 -1.3%에 이어 두 번째로 컸다. 이뿐 아니라 한국의 연도별 노동생산성 상승률은 2007∼2012년(2012년은 3분기까지의 실적)에 ‘1.1%→-0.8%→1.6%→0.8%→0.3%→-0.1%’를 기록, 2009년을 정점으로 하락세로 돌아섰다가 지난해는 2008년에 이어 4년 만에 마이너스로 추락했다.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증가세보다 취업자 수가 더 빠르게 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예컨대 지난해 1∼3분기 취업자 수 증가율은 ‘0.5%→0.6%→0.5%’인 반면 GDP 성장률은 ‘0.9%→0.3%→0.1%’를 기록했다. 이는 경기 악화와 더불어 좋은 일자리는 줄고 요식업, 숙박업 등 자영업에 많은 인력이 몰리면서 나타난 현상이라 하겠다.
직접적인 원인은 성장률 하락과 그에 따른 질 좋은 일자리 공급 부진에서 비롯됐다. 특히 우리나라는 원래도 자영업 비율이 높고 상대적으로 생산성이 낮은 데다 최근 몇 년 새 베이비부머(1955∼63년생)의 은퇴와 자영업 창업이 크게 늘면서 노동생산성 하락을 초래한 것으로 보인다.
자영업 분야의 획기적인 생산성 향상책을 모색하든지, 경기 활성화를 통해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내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 고령사회의 도래 및 심화 과정 속에서 필연적으로 나타날 노동력 부족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고령인구의 노동참여 및 노동생산성 향상은 시대적 과제다. 무엇보다 생산성 향상이 전제되지 않은 노동참여만으로는 결코 고령사회의 문제를 극복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