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감한 시민’ 마음도 따뜻했다… ‘전주 원룸 난동’ 제압 김상규씨 포상금 전액 피해 소녀에 전달

입력 2013-01-04 19:46

“소녀가 너무 딱하고, 가정 형편도 어렵다고 들었는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전주 원룸 흉기 난동’ 사건 현장에서 10대 소녀를 구한 용감한 시민 김상규(45·회사원)씨가 4일 포상금 50만원 전액을 피해 소녀에게 다시 쾌척하는 선행을 베풀어 주위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피해당한 최모(19)양은 지난 1일 전북 전주시 한 원룸에서 밀린 월세 때문에 집주인 오모(59)씨가 휘두른 흉기에 20여 차례나 찔려 손가락과 발가락 일부가 잘리는 중상을 입었다.

김씨는 사건 현장에서 집주인 오씨를 제압해 최양을 구한 공을 인정받아 이날 전주 덕진경찰서장으로부터 감사장과 포상금을 받았다. 김씨는 “포상금을 실제 수령하는 대로 피해자 어머님을 만나 전달하겠다”며 포상금 전액을 최양 치료비에 보태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김씨는 이어 “최양 어머니로부터 최양의 봉합수술이 잘됐고 조금씩 회복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최양이 하루빨리 아픈 기억을 떨치고 회복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지인을 만나려고 우연히 사건 현장 근처를 지나다 최양 여동생(14)의 다급한 도움 요청을 받고 또 다른 용감한 시민 장모(38)씨와 함께 최양을 구해냈다.

최양 가족을 돕는 온정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천주교 전주교구와 호주 캔버라에서 목회활동을 하는 김완일 목사도 최양 가족에게 성금을 보내겠다고 덕진경찰서에 연락했다. 경찰 관계자는 “서울에 사는 최모씨 등 두세 명도 ‘최양을 돕고 싶다’고 전화해 은행계좌를 알려줬다”고 말했다.

전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