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전 후보가 경쟁력 더 있었다”… 야권 대선 패배 책임론 공방 가열

입력 2013-01-04 19:43
야권에서 대선 패배 책임론 공방이 벌어지는 가운데 무소속 안철수 전 대통령 후보 캠프에 참여했던 경희대 김민전 교수는 4일 “안 전 후보가 (민주통합당 문재인 전 대통령 후보보다) 더 경쟁력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야권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새정치 공동선언 협상팀원으로 활동했다.

김 교수는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안 전 후보가 사퇴하는 날조차도 새누리당 박근혜 당선인과의 양자대결에서 앞서고 있었다”며 “정당 정체성도 중요하지만 이기고자 한다면 정체성보다는 확장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4·11 총선에서는 서울은 물론이고 경기도와 인천에서도 모두 진보 진영이 이겼다. 그런데 대선에서는 서울만 이겼고 인천과 경기에서 모두 졌다”면서 “총선보다도 대선 결과가 나빴다”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문 전 후보 측 단일화 협상팀이었던 민주당 김기식 의원이 전날 “안 전 후보 측이 문 전 후보로 단일화되면 무조건 지고, 안 전 후보로 단일화되면 무조건 이긴다는 주관적인 사고에 빠져서 협상에 임했다”고 지적한 것과 관련, “협상에 들어가면 항상 상대를 원망하게 되는 것은 동일한 심정”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정권교체론 그 이상으로 나아가지 못했다. 선거전략 자체를 잘못 세운 것은 전적으로 선거를 운영한 쪽의 책임”이라고 민주당을 비판했다.

비대위원장 선출을 놓고 내분에 휩싸여 있는 민주당은 ‘안철수 역할론’을 견제했다. 박기춘 원내대표는 평화방송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상황에서 안 전 후보 문제가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그런 만능은 아니다”며 “민주당의 혁신과 반성이 먼저”라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오전에 시·도당위원장단과 오찬 간담회를 갖고 9일로 예정된 당무위·의원총회 연석회의에서 새 비대위원장을 추대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모든 시·도당위원장들이 비대위원장 경선을 반대했다고 박용진 대변인은 전했다.

전직 국회의원 모임인 ‘민주헌정포럼’ 회원 80명은 성명을 발표하고 정대철 상임고문을 비대위원장에 추천했다.

엄기영 기자 eo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