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여직원 ‘16개 ID’ 집중 추궁

입력 2013-01-04 19:33

경찰이 불법 선거운동 의혹을 받고 있는 국가정보원 여직원 김모(29)씨를 2차 소환했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4일 오후 국정원 직원 김씨를 불러 진보성향의 인터넷 사이트 ‘오늘의 유머’에 16개 아이디를 가지고 ‘추천·반대’ 형식의 의견을 표시한 정황을 집중 조사했다고 밝혔다.

변호인과 함께 도착한 김씨는 야구모자와 안경, 베이지색 목도리로 얼굴을 완전히 가리고 경찰서에 들어섰다. 김씨는 기다리고 있던 취재진이 “(댓글을) 직접 한 게 맞느냐” “윗선의 개입이 있었느냐”고 질문했지만 일절 답하지 않고 조사가 진행될 1층 진술녹화실로 서둘러 들어갔다.

경찰은 김씨가 지난해 8월 말부터 12월 10일까지 문재인 전 대선 후보를 지지하는 성향의 사이트에 16개의 아이디를 생성해 활동한 사실을 포착했다. 김씨는 이 사이트의 94개의 대선 관련 글에 대해 99차례 찬반 의사를 표시했다. 하지만 아이디들을 생성할 때 입력한 이메일이 모두 미국에 서버를 두고 있는 ‘야후’ 사이트의 계정이어서 이 아이디가 본인 것인지 확인하기 위한 서버 압수수색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경찰은 김씨에게 16개 아이디를 가지고 있던 이유, 이 아이디로 직접 찬반 의견을 표시했는지, 배후에 윗선의 지시가 있었는지 등을 집중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