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직시하면서 화해·협력의 미래 열어야”… 朴 당선인, 日 특사단 접견

입력 2013-01-04 22:49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4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특사단을 만나 “역사를 직시하면서 화해와 협력의 미래를 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당선인은 서울 통의동 금융감독원연수원에 마련된 당선인 집무실에서 가진 첫 공식 업무로 누카가 후쿠시로(額賀福志郞) 한일의원연맹 간사장을 단장으로 하는 특사단을 만난 자리에서 “새 정부 출범을 계기로 국민 정서에 맞는 신뢰를 구축하고 우호 관계가 긴밀해질 수 있도록 양국이 노력해 나가기 바란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양국 간 꾸준히 신뢰를 쌓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기성세대가 의지를 가지고 상처를 치유하도록 노력해야 하고 미래 세대에 올바른 길을 열어주는 데 기성세대가 장애가 돼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박 당선인은 또 “정치가 잘못하면 국민이 불안해진다”며 정치의 책임을 강조했다.

경제 분야 등에 대한 협력도 언급했다. 박 당선인은 “한·일 관계의 긴밀한 발전이 동아시아 공동체 및 동북아 경제 공동체 실현을 위한 구심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누카가 간사장은 “새로 출범하는 양국 정부는 모두 경제 회복이 가장 중요한 과제로 한·일 관계 강화가 양국뿐 아니라 아시아 평화와 안전을 도모하는 데 중요하다. 양국이 다같이 노력해 나가자”고 화답했다.

누카가 간사장은 “아베 총리가 가급적 이른 시일 내에 만나 뵙기를 요청한다”며 박 당선인의 방일 초청 의사도 밝혔다. 접견은 오후 2시부터 30분간 진행됐으며 새로 출범하는 양측 정부에 대한 축하 인사가 오가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진행됐다. 박 당선인은 2006년 당 대표 시절 아베 총리와 만찬을 가진 인연을 소개했고, 누카가 간사장은 박 당선인이 일본에서도 ‘선거의 여신’으로 알려져 있는데 비결이 뭐냐고 물어보기도 했다.

하지만 일본의 인도 요청이 거부된 야스쿠니 신사 방화용의자 중국인 류창(劉强) 문제나 독도 문제 등 구체적 사안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조윤선 당선인 대변인은 “일본 측에서도 관련 언급이 없었다”고 밝혔다. 박 당선인은 10일 중국 특사로 오는 장즈쥔(張志軍) 중국 외교부 상무부부장을 접견하는 등 주변 4강과의 외교를 본격화할 예정이다.

한편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를 비롯한 국회 한일의원연맹 소속 의원 10여명은 8일부터 2박3일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해 경색된 양국관계 해소를 시도한다.

아베 총리와의 접견 일정 등은 잡히지 않았지만 집권당인 자민당 의원을 비롯한 일본 여야 지도부를 만나 얼어붙은 한·일 관계 회복 문제를 논의할 계획이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