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택시요금에 짜장면·짬뽕값도 7000원까지 전국 최고 수준… 행복도시? 물가만 특별한 세종특별시
입력 2013-01-04 19:26
행복도시를 표방한 세종시가 서울보다 비싼 택시비와 짜장면 값 등 높은 물가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시민들은 음식 가격과 택시비가 턱없이 비싸지만 주변 인프라가 부족해 울며 겨자 먹기로 이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세종시로 이주한 정부부처 공무원과 주민들은 늘어나는 생활비에 한숨을 짓고 있다.
4일 세종시에 따르면 시내에서 운행하는 택시 기본요금은 2400원(1.5㎞)이다. 서울의 2400원(2㎞)과 같지만 주행거리가 500m 짧아 실제 승객 요금은 더 많이 나온다. 기본요금 이후 요금도 107m당 100원으로 책정돼 서울의 144m당 100원보다 훨씬 비싸다. 세종시 인근 충남지역의 평균 기본요금은 2200원(1.5㎞)이다.
이는 지난해 7월 세종시가 공식 출범한 이후에도 택시요금은 2009년 12월말 연기군이 발표한 ‘택시운임 요금조정 변경고시’를 그대로 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아파트단지가 밀집한 첫마을에서 약 3.5㎞ 떨어진 정부세종청사까지 택시를 타면 요금이 6000원가량 나온다. 콜택시의 경우 콜요금 1000원까지 합해 7000원으로 뛴다. 버스 배차간격이 커 큰 불편을 겪고 있는 와중에 택시비마저 비싸 지갑을 더욱 얇게 만들고 있다.
대표적인 서민음식인 짜장면과 짬뽕을 먹는 것도 부담스럽다. 첫마을에서는 짜장면을 5000∼6000원, 짬뽕이나 볶음밥을 6000∼7000원에 팔고 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현재 전국 16개 시·도의 짜장면 가격은 4000∼4500원선이다. 세종시 짜장면이 다른 곳보다 최대 50% 정도 비싸다는 얘기다.
세종시가 업주들에게 가격을 좀 낮춰줄 것을 요청했지만 허사였다고 한다. 대전까지 가서 재료를 조달하다 보니 유통비가 많이 들고 임대료도 비싸 남는 게 없다는 이유였다.
시가 고심 끝에 내놓은 방안은 행안부가 인증하는 ‘착한가격 업소’를 지정하는 것이다. 시 관계자는 “올 상반기에 첫마을 지역에 있는 음식점 위주로 선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착한가격 업소 제도는 주변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음식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소에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 인센티브를 주는 것이다. 착한가격 업소로 지정되면 대출이자나 보증 수수료를 0.2∼0.5% 포인트 감면받을 수 있고 중소기업청에서 자영업 컨설팅도 지원한다. 하지만 착한가격 대상 업소 자체가 지나치게 적어 실효성이 별로 없을 것이란 지적이다.
세종=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