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론자 고어, 탄소배출 1위 카타르 돈 덕봤다

입력 2013-01-04 19:21

환경보호를 외쳐온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이 세계 최대 탄소배출국인 카타르의 돈으로 막대한 이익을 얻었다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가 3일(현지시간) 지적했다.

고어가 20%의 지분을 가진 미국 뉴스채널 커런트TV를 카타르 정부의 지원을 받는 알자지라뉴스에 매각한 사실을 비꼰 것이다.

알자지라가 커런트TV를 얼마에 사들였는지 정확한 가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미국 언론은 5억 달러(약 5300억원)로 보도하고 있다. 이 중 고어의 몫은 자신의 지분에 해당하는 1억 달러(약 1060억원)다. 고어가 2005년 투자자들과 함께 프랑스 비방디그룹의 뉴스인터내셔널을 인수해 커런트TV를 설립했을 때 매입 금액은 6000만 달러로 알려졌다.

고어는 2000년 대통령 선거에서 낙선한 뒤 다큐멘터리 영화 ‘불편한 진실’을 제작했다. 석유·석탄 같은 화석연료로 인한 지구온난화 문제를 고발한 내용이었다. 이 영화로 그는 노벨평화상까지 타는 등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중동지역의 뉴스를 비교적 충실하게 전해온 알자지라뉴스는 카타르 정부의 지원으로 운영되고 있다. 카타르는 1인당 탄소배출국 1위로 지구온난화를 초래하는 대표적인 국가다.

고어는 이번 매각 과정에서 알자지라가 ‘테러리스트의 뉴스채널’이라는 거부감을 불식시키기 위해 미 통신위원회 등에 로비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