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113대 의회 출범… 인종·성별·종교 “진정한 합중국됐다”
입력 2013-01-04 22:50
‘이제 상원과 하원은 그들이 대변하는 미국인들과 좀 더 비슷해졌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해 11월 6일 대통령 선거와 함께 치러진 총선을 거쳐 구성된 제113대 연방의회의 모습을 3일(현지시간) 이렇게 묘사했다. 인종·성·종교·이력 등 여러 측면에서 역사상 가장 다양한 구성원이 모인 의회라는 것이다. 이날 ‘새내기’ 상·하원 의원들은 의회에서 공동 선서식을 갖고 본격적인 의정활동에 돌입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여성 의원 수의 증가다. 하원 81명, 상원 20명 등 모두 101명의 여성 의원이 의사당을 누비기 시작했다. 역대 최다다. 특히 상원에서는 5명이 새로 업무를 시작, 20%가 여성으로 채워졌다. 1992년 상원에 등원한 바버라 미컬스키(민주·메릴랜드) 의원은 언제쯤 상원의 절반이 여성으로 채워질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15년 이내”라고 답했다. 태미 덕워스(민주·일리노이) 하원의원은 “여성들은 다른 정당에 덜 적대적이며, 더 실용적이다”면서 “의회에 다른 시각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수인종의 약진도 주목된다. 하원 민주당 의원 가운데 백인 남성 비율은 처음으로 50% 이하로 떨어졌다. 워싱턴포스트(WP)는 다양성을 발전전략으로 강조해 온 민주당에 이는 분수령이 되는 사건이라고 전했다.
70년대 이후 첫 공화당 출신 흑인 상원의원도 탄생했다. 헤리티지재단 신임 이사장으로 선임된 짐 드민트 상원의원의 후임에 지명된 팀 스콧(사우스캐롤라이나) 의원이다. 태미 볼드윈(민주·위스콘신) 의원은 사상 최초로 동성애자임을 공개한 상원의원이 됐으며 메이지 히로노(민주·하와이) 의원은 최초의 불교신자 상원의원으로 기록됐다. 하원에서는 조지프 케네디(민주·매사추세츠) 의원이 진출해 4년 만에 ‘케네디가’의 정치 공백을 메웠다.
‘재정 절벽(fiscal cliff)’ 협상 과정에서 지도력에 타격을 입은 존 베이너(공화·오하이오) 하원의장은 가까스로 재선됐다. 베이너 의장은 이날 개원식에서 220명의 지지를 받아 192명의 찬성을 얻은 낸시 펠로시(캘리포니아)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를 따돌렸다. 공화당 의원 가운데 9명이 반대표를 던졌다.
한편 에드 로이스(공화·캘리포니아) 신임 하원 외교위원장이 이달 말 방한해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을 만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미국 의회 소식통은 “로이스 위원장 측으로부터 대만과 중국에 가는 길에 한국에 들러 박 당선인을 만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으며 구체적인 일정을 짜고 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