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가계신용 위험도 10년來 최악될 듯

입력 2013-01-03 19:42

올해 1분기 가계 신용위험 예측치가 10년 내 가장 나쁜 수준으로 추락했다. 가계나 기업은 돈이 부족한데 은행은 대출을 꺼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3일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서베이’에 따르면 올 1분기 가계 신용위험지수는 34포인트로 지난해 4분기(31포인트)보다 3포인트 상승했다. 카드 사태가 터진 2003년 2·3분기(44포인트) 이후 가장 나쁜 수치다. 금융위기를 겪었던 2008년 4분기∼2009년 2분기의 25포인트보다도 높다.

금융기관 대출행태서베이는 지난달 10∼24일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을 제외한 국내 16개 은행 여신업무 책임자들을 면담 조사한 결과다.

한은은 “집값이 더 내려갈 것이라는 전망이 만연한 데다 경기침체로 취약계층의 채무상환 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기업 신용위험 예측치도 상승했다. 안정적이라 여겼던 대기업 위험도마저 올랐다. 대기업의 1분기 신용위험은 13포인트로 전 분기(9포인트)보다 4포인트 뛰었다. 중소기업의 1분기 신용위험은 34포인트를 기록했다. 중소기업과 대기업 모두 금융위기(2009년 2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가계·기업 모두 위험도가 높아지자 은행은 대출 문턱을 높이려 하고 있다. 국내 은행의 올 1분기 대출태도지수는 -2포인트로 전 분기(2포인트)보다 크게 낮아졌다. 대출태도지수는 수치가 낮을수록 은행이 대출에 소극적이란 뜻이다.

진삼열 기자 samu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