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利己로 똘똘 조기 전대로 전면 개혁을”… 상임고문단 고강도 쓴소리

입력 2013-01-03 19:40


민주통합당 상임고문단이 3일 박기춘 원내대표 초청으로 마련된 오찬에서 “지금 민주당은 이타(利他)는 사라지고 이기(利己)로만 뭉쳐 있다”(정동영 상임고문)고 질타하는 등 당을 향해 강도 높은 비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문단은 당의 위기를 빨리 수습하기 위해 9일 선출할 비상대책위원장은 전당대회를 준비하는 정도의 ‘징검다리’ 역할에 국한하게 하고, 대신 전당대회를 조기에 치러 강력한 새 지도부를 선출해 당을 전면 개혁해야 한다고 주문했다고 박용진 대변인이 밝혔다.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빌딩에서 열린 오찬에서 11명의 상임고문단은 한 명도 예외 없이 쓴소리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임채정 전 국회의장은 “이제는 (텃밭인) 호남도 민주당에 근본적인 비판을 가하고 있고 다른 국민들도 마찬가지”라고 꼬집었다. 그는 “당 노선을 전면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안철수 현상’을 어떻게 감당할지도 숙제로 남아 있다. 당이 절대 지금 이 상태로 갈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정대철 고문도 “노년 장년 청년층을 모두 아우를 수 있게 당의 정체성을 제대로 확립하라”고 질책하며 노선 문제를 지적했다. 민주당의 좌편향을 지적한 것이다.

김원기 전 국회의장 역시 “대선 패배 뒤 분열된 모습을 보면서 국민들은 ‘이 사람들이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다’고 한다”며 “그동안 고비가 많았지만 이번만한 위기는 없었고 지금은 민주당이 재기 불가능한 상태에 빠질 수 있는 절체절명의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부영 고문은 “올해 큰 선거가 없는 게 그나마 다행”이라며 “올해는 1년 내내 당을 재정립하라”고 요청했다.

정세균 고문 등 고문단 대부분은 “비상대책위원장에는 선거 패배에 책임 있는 사람도 안 되고, 선거에 수수방관했던 사람도 안 된다”는 의견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선대위 핵심 멤버뿐 아니라 선거를 적극적으로 돕지 않은 비주류에 대한 질책이다. 특히 “집에 불이 났고 재난 상황인데 책임지려 하지 않고 구경만 하고 방치하면 안 된다”며 당의 분란 사태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이에 따라 비대위원장에는 주류나 비주류 멤버가 아닌 박병석 이석현 의원 등 중립적 성향의 인사가 추대될 것으로 보인다.

고문단은 아울러 총선 및 대선 패배에 대한 평가 작업, 큰 충격에 빠진 노동계 등 지지자들에 대한 치유 노력을 전개하라고 당부했다. 상임고문인 문재인 전 후보와 손학규 고문은 불참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