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학년도 서울지역 6개 外高 정원… 학급당 25명으로 대폭 감축

입력 2013-01-03 19:30

정부의 ‘고교 체제 개편안’에 따라 올해 중학교 2학년이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2015학년도부터 서울지역 6개 외고의 신입생 선발 인원이 대폭 줄어든다. 학부모들과 학원가에서는 정부의 ‘외고 억제 정책’이 입시 경쟁률과 사교육을 오히려 심화시키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2015학년도부터 서울지역 6개 외고의 규모를 학년 당 10학급, 학급 당 학생 수 25명으로 감축한다고 3일 밝혔다. 현재 서울외고(10학급)와 이화외고(6학급)를 제외한 대원·대일·명덕·한영외고는 학년 당 12학급으로, 학급 당 평균 학생 수는 약 33명이다.

하지만 올해 외고에 입학하는 2013학년도 신입생의 경우 학급 당 정원이 29명으로 지난해보다 4명 줄며 2014학년도 27명, 2015학년도 25명으로 매년 2명씩 감소할 전망이다.

이런 방침은 외고가 ‘외국어 인재 양성’이라는 설립 취지에 맞게 학생을 선발하도록 시정하겠다며 2009년 교육과학기술부가 발표한 ‘고교 체제 개편안’에 따른 것이다. 교과부는 당시 외고가 설립 취지에 어긋난 신입생 선발 방식으로 사교육을 유발한다며 입학전형 개편과 함께 학교 규모를 5년 이내에 학년 당 10학급, 학급 당 25명 이하로 조정토록 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사교육에 미치는 영향이 상대적으로 큰 외고의 규모를 적정하게 유지한다는 정부 방침에 따라 신입생 인원을 감축하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의 이런 방침에 대한 학부모들과 학원가의 반응은 부정적이다. 외고 입시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중학교 1학년 학부모 김승희(가명·45·여)씨는 “단순히 정원을 줄인다고 정부가 우려하는 사교육 문제가 해결될지 의문”이라며 “오히려 입학 경쟁률 상승으로 영어 등 사교육 열풍이 심화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서울 반포동의 A영어학원 관계자 역시 “외고 입학인원 감축 소식이 들리자 벌써부터 학부모들의 문의전화가 잇따르고 있다”며 “외고에 대한 학부모의 수요와 기대감이 존재하기 때문에 정부의 이런 외고 억제 정책이 유효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김수현 기자 siemp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