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미트 구글 회장, 내주 방북 “케네스 배 석방 北과 협상할듯”

입력 2013-01-03 19:01


에릭 슈미트(사진) 구글 회장과 빌 리처드슨 전 뉴멕시코 주지사가 이르면 다음주 중 북한을 방문할 것으로 3일 알려졌다. 외교부 관계자는 “당초 이들이 더 일찍 방북하려 했으나 북한의 장거리 로켓(미사일) 발사로 미국 정부가 그동안 방북을 만류했었다”며 “이르면 다음주 중 방북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슈미트 회장 등의 방북 목적과 어떤 사람을 만날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AP통신은 이들이 지난해 11월 간첩죄로 억류된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44·한국명 배준호)씨 석방 협상을 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에서 북한 전문 여행사를 운영한 배씨는 북한 경제무역특구인 나선지역에서 여행 중 찍은 북한 꽃제비 사진이 문제가 되며 억류된 것으로 알려졌다 (본보 12월 12일자 1·10면 보도).

구글도 슈미트 회장의 북한 방문에 “개인적인 여행에 대해서는 답변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슈미트 회장은 그동안 인터넷과 모바일 기술은 인간을 가난과 정치적 압박에서 벗어나게 할 힘을 가지고 있다는 메시지를 강조했다. 이와 관련, 외교부 관계자는 “슈미트 회장의 방북은 완전히 개인적인 차원인 것으로 안다”면서 “사업계획과 관련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슈미트 회장이 북한을 방문할 경우 세계 최대 인터넷 기업 회장이 세계에서 인터넷 통제가 가장 심한 나라를 방문하는 첫 번째 사례가 된다. 북한은 2011년 4월 실무관료 12명을 미 캘리포니아 구글 본사에 파견하는 등 IT분야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지난 12월 북한이 장거리 로켓 발사에 성공한 뒤 북한과 미국이 상대의 의중을 파악하기 위해 배씨 석방협상을 계기로 접촉을 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이제훈 이성규 기자 parti98@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