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베스 기계로 생명유지”… 베네수엘라 경제 휘청
입력 2013-01-03 18:40
베네수엘라 경제가 우고 차베스 대통령의 건강이상설에 휘청거리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2012년 베네수엘라의 물가상승률은 19.9%로, 2∼5%대인 남미 다른 국가들에 비해 4∼5배 이상의 수치를 기록했다. 공식적으로는 달러당 4.3볼리바르로 고정된 환율도 급격하게 치솟아 블랙마켓에서 15달러를 웃돌고 있다. 세입과 지출의 격차가 12∼20%를 넘나들 정도로 적자폭도 크다. 대통령이 부재한 상황에서 정부가 제대로 된 경제대책을 세우기도 어려운 형편이다.
차베스의 건강이 생명을 위협하는 수준이 아니냐는 의혹도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다. 스페인 매체 ABC신문은 익명의 정보 당국 소식통들을 인용, 차베스가 의식불명 상태에 빠져 있으며 생명유지 장치에 의존해 목숨을 연장하고 있을 뿐이라고 전했다. 이 신문은 생명유지 장치를 떼는 조치가 어느 때라도 있을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차베스와 절친한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도 기자회견에서 “나의 형제 차베스의 건강이 매우 우려할 만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베네수엘라 야권도 정부에 “진실을 감추지 말고 대통령의 건강에 관한 상황을 명명백백히 밝히라”고 촉구하고 있다.
차베스의 4선 취임식은 10일로 예정돼 있으나, 외신들은 그의 불참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WSJ는 “재선거가 치러질 경우 차베스가 후계자로 지명한 니콜라스 마두로 부통령과 지난해 10월 대선에서 야권 단일후보였던 엔리케 카프릴레스가 맞붙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차베스는 지난해 7월 1년에 걸친 투병 끝에 “암이 완치됐다”고 선언했으나 최근 재발, 쿠바에서 항암 치료를 받고 있다.
양진영 기자 hans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