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nge.org 파워! 세상을 바꾼다… 스타벅스, 종이컵대신 플라스틱컵 사용
입력 2013-01-03 18:39
커피전문점 스타벅스가 미국과 캐나다의 모든 매장에서 일회용 종이컵을 대신할 플라스틱 컵을 1달러에 판매하기로 했다고 3일 발표했다. 플라스틱 컵을 사용하는 이들에게는 음료 가격을 10센트씩 할인해 준다.
스타벅스가 이런 조치를 취한 것은 인터넷 청원 사이트 체인지닷오르그(Change.org)에 일회용 컵과 포장지 사용을 줄여 달라는 소비자의 요청이 쇄도했기 때문이라고 USA투데이가 전했다. 맥도날드와 던킨도너츠, 잠바주스 등도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기 위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체인지닷오르그에는 현재도 지난해 대규모 화재로 120여명이 숨진 방글라데시의 의류공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월마트·갭 등의 의류업체가 나서 달라는 청원이 올라와 서명을 받고 있다.
2011년에는 사우디아라비아 정부에 여성의 운전면허 취득을 허용하도록 요구해 달라는 청원이 올라와 실제로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이 사우디 정부에 요청했다. 중국 예술가 아이웨이웨이의 석방을 요구하다 중국 해커들의 공격을 받기도 했다.
체인지닷오르그의 창업자는 올해 32세인 벤 래트리다. 2007년 뉴욕대 로스쿨 입학을 앞두고 그의 동생이 스스로 동성애자라고 밝히면서 도움을 요청하자 이 사이트를 만들었다. 래트리는 체인지닷오르그를 누구나 도움을 요청하고 모금할 수 있는 사이트로 만들었고, 현재까지 2000만명의 회원을 확보했다.
지난해 5월 미국 사우스다코타의 한 소방관은 자신과 같은 임시직 소방관도 공무원 의료보험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요구하는 청원을 이곳에 올려 2개월 만에 대통령의 약속을 받아냈다.
2010년에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한 소녀는 ‘교정 강간(corrective rape)’이라 불리는 여성 학대 관행을 범죄로 처벌해 달라는 글을 올려 17만명의 서명을 받았다. 남아공 의회는 이듬해 여성 성폭행 근절을 위한 특별위원회를 구성했다. 래트리는 포브스와의 인터뷰에서 “한 소녀의 요청으로 한 나라의 역사가 바뀌었다”고 말했다.
비판도 있다. 비영리단체를 위한 인터넷주소인 ‘닷오르그’를 사용하고 있지만 사실은 수익을 추구하는 기업체다. 체인지닷오르그는 국제사면위원회, 환경단체인 시에라클럽재단 등 비영리단체 300곳에서 광고비를 받는 대신 가입자의 개인정보를 제공한다. 지난해에만 1500만 달러가 넘는 수익을 올렸다.
래트리는 “수익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기업으로 생존하기 위한 것”이라며 “언제까지나 세상을 더 좋은 곳으로 바꾼다는 사명에 충실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