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잡히는 책] 신자유주의 경제질서에 맞서 생존 모색… ‘지역의 재구성’
입력 2013-01-03 18:28
지역의 재구성/김병수 외 (알트·1만5000원)
전북 전주 남부시장은 근대 시장의 형태를 고스란히 갖춘 곳이다. 일제강점기 이후 거의 변화 없이 근근하게 삶을 이어가는 서민과 상인들의 삶의 공간이었다. 그러나 1990년대 신자유주의 물결이 몰아치면서 서민의 경제 질서는 급격하게 신자유주의 시장체제로 빨려 들어가기 시작했다.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이 좌판 상인들까지 위협했다.
김병수(사회적기업 ‘이음’ 대표) 등 저자 3명은 90년대 말부터 지역 현장을 지키며 신자유주의 경제 질서에 맞서 지역공동체가 살 수 있는 대안을 모색해 나가고 있다. 남부시장의 경우 재래시장의 한계를 파악한 저자 김씨가 젊은 창업가를 투입해 성공적으로 활성화시킨 곳이다. 공간과 사람의 재구성, 스토리텔링 도입 등을 통해 활기를 불어 넣었다. 이런 노력으로 남부시장은 KBS TV ‘다큐 3일’에 나올 만큼 탄탄한 마을경제공동체로 자리 잡았다. 지방자치단체의 벤치마킹 대상이기도 하다.
서울 문래동 예술인촌은 철공소 동네에 예술인들이 뛰어들어 호흡을 불어 넣었다. 철공소를 몰아내는 마을공동체가 아니라 상생하는 지역의 재편성이었다. 서울 북촌과 홍대 앞 등도 공간문화 전략을 세운 지역운동가들의 힘이 지역 기반의 인적·경제적 가치를 낳은 곳이다.
전정희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