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10구단 유치 강속구 대결… KT “야구장을 복합문화공간으로”-부영, 고교에 2억지원

입력 2013-01-02 20:31

프로야구 10구단 창단을 놓고 KT-수원과 부영-전북의 경쟁이 치열하다. 창단 신청서 마감일인 7일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가운데 양측은 연일 여론몰이에 나서고 있다. 국내 프로야구 사상 처음으로 ‘경쟁 체제’로 신생 구단을 창단하는 것으로 과열 양상마저 보이고 있다.

KT는 산하 스포츠단 관계자들을 총동원한 TF팀을 만들어 10구단 유치를 준비하고 있다. 특히 2일엔 “KT, 프로야구를 향한 원대한 꿈 ‘빅 테크테인먼트’를 품다”라는 슬로건으로 차별화된 야구 콘텐츠를 제공하고 야구장을 복합문화공간으로 바꾸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빅 테크테인먼트는 야구와 정보통신을 융합한 첨단기술을 기반으로 국민에게 새로운 문화적 즐거움으로 전달한다는 의미다. 앞서 수원시는 KT와 함께 현재 수원 야구장을 2만5000석 규모로 리모델링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부영 역시 야구계 전·현직 인사를 아우르며 전방위적 공세에 나서고 있다. 부영은 1일 군산상고와 전주고 등 전북의 고교 야구부 두 곳에 야구발전기금 2억원을 쾌척한 데 이어 2일엔 부영-전북 야구단의 높은 흥행 가능성을 전망한 보도자료를 잇따라 내놓았다. 앞서 2만5000석 규모의 전용 야구장 신축과 함께 지방 균형 발전 논리를 내놓은 데 이어 흥행까지 자신있다고 홍보함으로써 유치의 정당성을 강조하고 있다.

양측 지자체 역시 연일 유치지지를 표명하며 맞불을 놓고 있다. 경기도는 도내 30개 지자체장과 지방의회 의장들이 적극적 지지를 표명하고 나섰고 전북은 지난 28일 군산에서 유치 결의대회를 열었다. 프로야구 10구단 유치가 마치 경기도와 전북도의 대리전으로 확대되는 모습이다.

두 지자체와 기업 간의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네거티브 공세’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 12월 31일 수원시 관계자는 “부영이 2010년 수원시에 프로야구 창단 의사를 나타냈는데, 건설업을 모태로한 부영은 적합하지 않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부영은 “오히려 2009년 경기도와 수원시로부터 프로야구 창단을 검토해달라는 요청을 받았으나 수원의 흥행 가능성을 고려해 거절했다”고 반박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양측의 신경전이 워낙 치열한 만큼 창단 신청서 접수 때 결정 승복 각서도 받을 계획이지만 한껏 달아오른 열기를 가라앉힐 수 있을지 미지수다. KBO는 1월 중 창단평가위원회 회의를 열어 20여개 항목에서 양측을 심사한 뒤 대상자를 최종 발표할 예정이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