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한국대표부 신년 하례식… 반기문 “싸이처럼 유명해지려면…”-싸이 “총장님 말춤 최고 영광”
입력 2013-01-02 19:45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뉴욕 타임스스퀘어의 신년맞이 행사를 화려하게 장식한 싸이와 만나 새해 인사와 함께 덕담을 나눴다. 1일(현지시간) 유엔 주재 한국대표부에서 열린 신년 하례식에서다.
싸이는 “외국 기자들로부터 누가 말춤을 출 때가 가장 영광이었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데 총장님이라고 대답한다. 왜냐하면 총장님이야말로 (말춤을) 가장 안 출 것 같은 분이기 때문”이라고 말해 행사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반 총장도 특유의 입담을 과시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유엔출입기자단(UNCA) 주최 송년 만찬에서 공개한 패러디 동영상을 누군가 유튜브에 올렸는데 아직 조회 수가 5000건이 안 된다면서 “아침에 계산해 보니 (11억뷰를 기록한) 싸이처럼 유명해지려면 2만년이 가야 하는데 그때까지 살 수 있을지 알 수가 없다”고 푸념했다. 이어 “싸이는 참으로 대단한 업적을 이뤘다”면서 “한국인은 물론 전 세계 사람들이 사랑하는 예술인이 됐기 때문에 신년 한 해에도 더욱 창의력을 갖고 활기찬 예술활동을 전개해 나가기를 바란다”고 성원했다.
반 총장이 언급한 동영상에는 싸이에게 빼앗긴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한국인’이란 타이틀을 되찾기 위해 싸이를 어설프게 흉내내는 영상을 만들었지만 흥행에 참담하게 실패한 뒤 집에서 손녀에게 동요를 불러주는 장면이 의외로 대히트하면서 다시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한국인으로 우뚝 서게 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반 총장에 앞서 김숙 유엔주재 한국대표부 대사는 “관타나모 수용소에 갇힌 테러리스트가 변호사를 통해 족쇄 때문에 말춤을 추지 못한다고 항의했다는 뉴스를 봤는데 이제 싸이가 세계의 테러리즘 대처에도 영향을 미치게 됐다”며 웃음을 유도했다. 유엔대표부와 뉴욕총영사관 직원 가족들도 함께한 이날 하례식은 세계적인 스타가 된 싸이의 위상을 반영하듯 그의 일거수일투족에 모든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싸이는 올해 계획과 관련해 당분간 ‘강남스타일’에 집중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애초 (MTV 인터뷰를 통해) 지난달 31일 마지막으로 하려 했는데 브라질 등 남미와 스페인 등에서 뒤늦게 불이 붙으면서 다시 순위가 올라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