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싸도 우리 농산물 먹겠다’는 도시민 매년 줄어

입력 2013-01-02 19:58

우리 농산물을 고집하는 소비자가 매년 줄고 있다. 국내 농업의 중요성은 인식하면서도 실제 농산품을 구매하는 데는 실리를 우선시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2일 발표한 ‘농업·농촌에 대한 국민의식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가격이 비싸더라도 우리 농산물을 구입하겠다는 도시 거주자는 34.1%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2010년 45.1%, 2011년 39.1%로 매년 5∼6% 포인트씩 줄고 있는 추세다. 또 도시 거주자 10명 중 6명은 ‘농산물 시장이 개방되면 소비자에게 유리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 연구는 지난해 10월부터 한 달간 도시 거주자 1500명, 농업인 632명, 전문가 86명 등 221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통해 이뤄졌다.

이들은 농업이 국가경제에 중요하다는 점은 인식하고 있었다. 도시 거주자의 89.6%가 ‘농업이 국가경제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국가가 농업을 보호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답변한 도시 거주자도 92.3%에 달했다. 농업의 중요성과 가치를 인정하면서도 스스로 손해보는 소비는 하지 않겠다는 심리가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농민들은 국내 농업을 위협하는 요소로 ‘자유무역협정(FTA) 개방에 따른 수입 농산물 확대’(57.6%)를 가장 많이 꼽았다. 반면 도시 거주자와 전문가 집단은 ‘농가인구 고령화에 따른 생산 기반 약화’를 가장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촌경제연구원 김동원 연구위원은 “수입 식품에 대한 소비량이 증가하면 국내 농업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며 “농업은 식량안보나 자원 확보, 경관 보전 등 다양한 분야에서도 소비자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 도시 거주자들의 인식을 바꿀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