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절벽 협상안 美하원 통과… 수정안 추진 공화당 의원들 여론에 밀려 원안대로 처리

입력 2013-01-02 19:03
‘재정 절벽(fiscal cliff)’을 타개하기 위한 합의안이 1일(현지시간) 밤늦게 미국 하원도 통과했다. 이에 따라 미국은 감세가 중단되고 정부지출이 갑자기 축소되는 재정절벽 위험을 일단 벗어나게 됐다.

하원은 상원이 이날 새벽 압도적인 표차로 가결한 ‘매코널-바이든 합의안’을 원안 그대로 표결에 부쳐 찬성 257표, 반대 167표로 가결 처리했다. 증세는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며 버티던 공화당 주류가 여론에 밀려 결국 부유층에 대한 증세를 추진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백기를 든 형국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법안이 하원을 통과한 직후 기자회견을 열어 상·하원 등 정치권과 조 바이든 부통령 등 행정부의 노력을 높이 평가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법안이 백악관으로 넘어오는 대로 서명해 협상 데드라인인 지난해 12월 31일 밤 12시로 소급해 적용할 방침이다.

하원을 장악한 공화당은 연방정부 예산 감축 계획이 제대로 반영돼 있지 않다며 3000억 달러 규모로 연방정부의 예산을 감축하는 것을 골자로 한 수정안을 추진하다 포기했다.

존 베이너 하원의장과 에릭 캔터 원내대표 등 공화당 하원 지도부는 이날 온종일 비공개 의원총회를 열어 대책을 숙의했다. 상당수 공화당 의원은 빈부를 떠나 어떤 납세자의 세금을 올려서는 안 되며 예산 감축 계획이 부족하다고 성토했다.

이에 따라 베이너 의장은 상원을 통과한 법안을 찬반 표결에 부치거나, 아니면 재정지출 삭감안을 포함한 수정안을 제시해 이를 상원에 되돌려 보내는 방안을 놓고 논란을 거듭하다 수정안이 충분한 지지를 얻을 수 없다고 판단해 원안대로 표결 처리하기로 결정했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