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린폴리시 “2013년 유럽·중동 뒤흔들 8개국 선거”

입력 2013-01-02 19:04


지난해 미국과 프랑스·러시아 대선, 10년 만의 중국 지도부 교체 등 지구촌의 이목을 집중시킨 선거들이 유난히 많았다. 그러나 올해 역시 전 세계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선거들이 기다리고 있다. 올해 예정된 8개 나라의 선거는 특히 유럽 재정위기와 중동 및 아프리카 지역 안정에 막대한 파급효과를 미칠 것이라고 포린폴리시(FP)가 2일 보도했다.

우선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주요 국가인 독일과 이탈리아의 총선이 9∼10월과 2월 각각 치러진다. 독일 총선에선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기독민주당(CDU)의 재집권이 유력하다. 그만큼 독일 유권자들은 기민당이 최대 현안인 유로존 재정위기를 극복해 내기를 바라고 있다는 의미다.

2월 치러지는 이탈리아 총선은 최근 사임한 마리오 몬티와 2011년 말 경제위기 책임을 지고 불명예 퇴임한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두 전직 총리의 양자 대결구도로 펼쳐진다. 강력한 긴축정책을 펼친 몬티는 경제를 수렁에서 건져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베를루스코니가 집권하면 몬티의 긴축정책은 폐기될 가능성이 높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유럽 경제회복은 두 나라 총선 결과에 달려 있다고 전망할 정도로 독일, 이탈리아 총선은 정치·경제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그리스, 스페인 등 재정위기국을 사실상 홀로 지원하는 독일의 메르켈과 긴축정책 옹호론자인 몬티가 재집권해야 유럽 위기를 극복하려는 정책 연속성이 보장된다는 것이다.

이스라엘과 이집트, 이란의 총선 및 대선 결과도 중동, 북아프리카 정세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란, 팔레스타인에 강경 대응했던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재집권이 유력한 만큼 중동 분쟁 재발 가능성은 올해 어느 때보다 높을 수밖에 없다.

반(反)네타냐후 진영의 선봉에 서는 이란 차기 대통령은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현 대통령의 전폭적 지원을 받는 에스판디아 라힘 마샤에이가 유력하다. 다만 최고지도자 아야툴라 알리 하메네이와 다소 불편한 관계라는 점이 변수다. 마샤에이가 집권하면 이스라엘과의 한판 대결도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다. 또 집권 무슬림형제단과 구국전선(NSF)을 주축으로 한 야권 대결로 치러지는 이집트 총선은 결과가 어찌됐든 정치권 갈등은 피할 수 없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사상 처음 민주적 정권 이양 기록을 세우게 되는 파키스탄의 4월 총선과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대통령의 2015년 재출마 여부를 가름할 아르헨티나 총선도 주목거리다. 또 케냐 대선·총선 이후 종족분쟁이 재연될지도 관심 깊게 지켜봐야 할 사안이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