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채 금리 연 3.1% 사상 최저… 고수익·고위험 주식보다 안전해 인기
입력 2013-01-02 18:55
지난해 금융시장 투자자들은 고위험·고수익보다 안정적 운용을 선택했다.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국채는 금리가 사상 최저치로 떨어지는 등 많은 인기를 누렸다. 반면 위험자산인 주식은 거래 자체가 부진해 변동 폭이 6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경기부양이 절실했던 선진국들이 잇따라 양적완화 정책을 편 탓에 원·달러 환율은 최근 3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한국금융투자협회는 지난해 3년 만기 국고채의 연평균 금리가 3.1%로 집계됐다고 2일 밝혔다.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1995년 이후 17년 만에 최저치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95년 연 13.1%였고, 2008년까지 연 5%대 이상을 유지했었다.
국채 금리의 하락은 채권 가치 상승을 의미한다. 유럽·미국·일본 등 주요국의 경기둔화가 길어지면서 세계 금융시장의 자금은 아시아 지역 신흥국으로 몰렸다.
특히 세계 3대 신용평가사인 무디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피치가 우리나라의 신용등급을 상향 조정하면서 한국 국채가 매력적인 투자처로 평가받게 됐다. 유럽 재정위기가 불거진 2010년 이후 3년 만기 국고채의 연평균 금리는 3%대로 떨어졌고, 매년 최저치를 경신했다.
이와 달리 지난해 증권시장은 거래대금이 감소하고 지수 변동 폭이 줄어드는 등 활기를 잃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년보다 9.38% 상승하는 데 그쳤다. 2006년 말(3.99% 상승) 이후 6년 만에 최저 변동 폭이다.
환율은 3년 만에 가장 많이 떨어졌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초 1155.80원이던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말 1070.60원으로 거래를 마치며 연간 7.37% 하락했다. 2009년(11.85% 하락) 이후 최대 하락 폭이다. 기축통화를 쓰는 미국·유럽·일본이 자국 경기부양을 위해 잇따라 ‘돈 찍어내기’ 정책에 몰두한 탓이 크다. 선진국 통화전쟁의 영향으로 우리 경제가는 국제 원자재가격 상승, 수출 감소 등 위기를 맞고 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