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의 풍경-‘오페라의 유령’] 관객 마음 뒤흔든 팬텀의 눈빛
입력 2013-01-02 18:38
그의 손끝이 떨린다. 마스크 너머의 눈빛이 흔들린다. 때로는 감미롭고 때로는 분노에 폭발하는 그의 목소리가 관객의 마음을 뒤흔든다. 브래드 리틀(왼쪽). 그는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에서 주인공 팬텀 역을 맡은 미국 배우다. 지하에 숨어 사는 천재 음악가 팬텀은 상처로 흉측해진 얼굴을 마스크로 가리고 있다.
이 때문에 표정보다는 온몸으로 연기한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특히 섬세한 손가락 연기가 압권. 손끝에 최대한 감정을 실어 사랑과 열정, 분노와 슬픔을 표현한다. 그는 전 세계에서 팬텀 역을 2000회 이상 연기한 단 4명의 배우 중 한 명이다.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25주년 기념공연이 매회 매진되며 순항 중이다. 7년 만의 내한공연이다. 귀에 익숙한 유명 음악과 화려한 무대가 관객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20만개의 유리구슬로 이뤄진 커다란 샹들리에가 눈앞에서 떨어지고, 팬텀이 프리마돈나 크리스틴(클레어 라이언·오른쪽)과 함께 나룻배에 타고 자신이 살고 있는 지하로 가는 장면은 명불허전. 자욱한 안개 속에 수백 개의 촛불이 켜지는 순간, 관객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환상 속으로 빠져든다. 2월 28일까지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
한승주 문화생활부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