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정의 바둑이야기] 쌍립의 급소

입력 2013-01-02 18:01


2012 베이징 스포츠어코드 세계마인드게임즈가 지난달 12일 중국 베이징 국회의원센터에서 열렸다. 스포츠어코드는 브리지, 체스, 바둑, 체커, 중국장기 등 5개 종목에서 승부를 겨뤘다. 남자 개인전과 여자 개인전, 남녀 페어전이 열린 바둑의 경우 총 40만 달러의 상금이 걸렸다. 총 10개국 28명 선수(남자 16명, 여자 12명)가 참가한 바둑의 한국대표로는 최철한 9단, 강동윤 9단, 박정환 9단과 박지은 9단, 최정 2단이 선발됐다.

16일까지 펼쳐진 스포츠어코드 남자 개인전 결승에서는 최철한 9단과 강동윤 9단의 형제대결이 벌어져 최 9단이 승리하면서 사이좋게 금메달과 은메달을 나눠가졌다. 하지만 여자 개인전에서는 박지은 9단이 대만의 헤이자자 5단에게 패하며 예상치 못한 탈락을 했고, 최정 2단은 중국의 루이나이웨이 9단에게 무릎을 꿇으며 3위에 그쳤다.

여자 개인전 결승은 중국의 리허 3단과 루이 9단의 대결. 리허 3단은 최근 중국에서 떠오르는 강자로 지난 궁륭산 병성배에서도 루이 9단을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그 기세를 몰아 이번에도 승리를 거두며 세계 여자 1위로 우뚝 올라섰다. 이어진 남녀 페어전에서는 최철한 9단과 최정 2단이 출전해 중국의 장웨이제 9단·리허 3단을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장면도> 좌상귀 정석 이후 백1에 흑2로 한 칸 뛴 장면. 백은 아직까지 불확실한 모양을 정리하고 싶다. 어떤 수순이 좋을까?

<참고도> 백1은 일감으로 떠오르는 ‘호구 자리’ 급소. 하지만 흑도 2의 쌍립이나 A로 한 칸 뛰어 좋은 모양을 갖출 수 있기 때문에 백으로서는 싱거운 결과다.

<실전도> 루이 9단은 과감히 붙여가는 수를 선택했다. 백1은 쌍립의 급소로 흑의 모양을 우형으로 만들겠다는 작전이다. 흑은 기세상 2로 젖히고 싶은 자리. 하지만 백은 3으로 끼워 한 점의 사석 작전을 통해 9까지 모양을 단단하게 정비하고 다시 선수를 잡았다.

‘적의 급소는 나의 급소’처럼 상대의 허를 찌르는 좋은 수법으로 루이 9단의 강단 있고 재치 있는 감각을 볼 수 있다.

<프로 2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