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의 고통 DR콩고를 품다] (끝) 1만여명 마을에 우물 하나뿐… 영아 10명중 1명 1년내 사망
입력 2013-01-02 20:56
말라리아, 장티푸스, 뇌수막염, 영양실조, 콜레라, 결핵…. 콩고민주공화국(이하 DR콩고)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이 질병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DR콩고를 위협하고 있다. 전체 인구의 75%인 약 5000만명이 하루 1달러 미만의 생계비로 살아가는 절대 빈곤의 나라, 태어난 후 한 살이 되기도 전에 사망하는 영아사망률이 1000명당 108명(2006년 기준. 동년 우리나라 4.1명)에 이르는 나라, 15세 이상의 성인 10명 중 3명이 글을 읽지 못하는 나라이다.
DR콩고는 오랜 내전이 끝난 후 극심한 빈곤과 저개발에 맞서 또 다른 전투를 치르고 있다. ‘제2차 콩고 전쟁’으로 불리는 DR콩고 내전은 2차 세계대전 후 가장 많은 인명피해를 낸 지역 분쟁이었다. 종족간의 정권 다툼과 금·다이아몬드 등 자원을 둘러싼 외세의 이해관계가 그 대표적인 원인이었다. 지난 1998∼2003년의 내전 발생 기간 동안 집단학살, 고문, 질병 등으로 약 400만명 이상이 사망했고 2500만명의 난민이 발생했다. 2003년, 유엔의 중재로 내전은 끝났지만 DR콩고 지역주민들에게는 쉽게 치료할 수 없는 상처로 남았다.
이후 빈민층의 급격한 이주로 인해 신생 마을들이 우후죽순 생겨났다. 하지만 마을 주민들의 건강을 지키는 데 필요한 공중보건체계가 그 속도를 따라잡지 못했다. 인구가 약 1만2150여명에 달하는 무상구 마을의 식수원은 우물 하나뿐이다. 깨끗하고 충분한 물 공급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장티푸스를 비롯한 수인성 질병의 위험에 모든 지역주민들이 노출되어 있다.
‘건강한 땅’ DR콩고를 만들다
이에 굿피플(회장 김창명) 이 건강한 DR콩고를 만들기 위해 나섰다. ‘말짱센터’를 세워 DR콩고를 말라리아와 장티푸스의 위협에서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무상구 마을에 위치한 굿피플 아동센터 안에 말라리아 센터와 장티푸스 센터가 올해 초 세워진다. 다가오는 2015년 7월까지 운영될 말짱센터는 DR콩고 지역주민들을 대상으로 말라리아와 장티푸스 감염 여부를 체크하는 혈액검사를 실시하고 치료약을 보급할 예정이다. 마을 주민의 70%이상이 실업 상태로 인해 경제적으로 열악한 환경에 처해 있어, 보다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보건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하루 생계비가 약 1500콩고프랑(약 1800원)에 불과한 지역 주민들에게는 8950콩고프랑(약 1만원)의 말라리아 진료비도, 1000콩고프랑(약 1200원)의 말라리아 약도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동시에 무상구 마을을 포함한 6개 마을(낀수까, 링괄라, 인질리, 낀꼴레, 씨티베르트)에서 3주에 한번씩 이동검진차량을 운영하고 치료약을 배분함으로써 전방위적인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내과·산부인과·치과·소아과 진료 및 X선 촬영 등 기본적인 1차 진료를 실시하고 연 5회 수술이 필요한 주민들에게 수술을 실시할 예정이다. DR콩고의 지역주민들이 기본적인 진단과 치료를 받고 건강한 삶을 이뤄나갈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된다.
또한 모기장 보급 및 방역 사업도 병행할 예정이다. 제대로 설치한 모기장 아래에서 자는 것만으로도 5세 이하의 아동의 사망률을 20% 이상 낮출 수 있다. 말라리아 고위험군 지역주민 중 살충제 처리가 된 모기장(Insecticide treated bed nets; ITNs)을 보급 받은 가정은 약 50%를 상회하고 있지만 지난 WHO의 통계에 따르면 5세 이하의 아동이 모기장 아래에서 잠자는 비율은 5.8%에 불과해 모기장 보급률 대비 실사용률이 현저하게 낮다(2010년 기준).
이에 굿피플은 DR콩고의 모기장 실사용률을 높이기 위해 모기장이 보급된 가정을 파악하고, 필요한 경우 추가 보급을 지원하는 한편 모기장 사용의 필요성과 제대로 사용하는 방법에 대해 꾸준히 교육하고 있다.
활짝 웃는 DR콩고를 위하여
굿피플은 그동안 DR콩고의 소외 이웃을 돕기 위해 1대 1 해외아동결연 프로그램을 통해 약 400여명의 킨샤사 지역 아동들을 후원해왔다. 열악한 경제 환경으로 인해 학업을 지속할 수 없는 아동들을 대상으로 학비를 지원해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으며, 기초 학습 외에 예체능 교육을 받기 어려운 지역 아동들이 다양한 교과목을 접할 수 있도록 굿피플 아동센터를 운영함으로써 음악·미술·체육 등 방과 후 교육 수업을 실시하고 있다. 또한 1대 1 해외아동결연 프로그램 내 지역개발사업인 보건·위생환경 개선사업의 일환으로 방역 사업을 실시함으로써 비위생적인 식수원과 모기 등으로 인해 전염병이 확산되는 것을 방지하고 있다.
더 이상 질병과 가난이 없는 곳. 몸이 아프면 바로 병원에 가서 적절한 진료를 받고 나을 수 있는 곳. 말라리아에 걸린 자녀를 위해 하루를 꼬박 벌어야만 알약 한 알을 살 수 있는 고된 현실이 더 이상 반복되지 않는 곳. 행복한 미소와 희망찬 미래가 펼쳐지는 곳. DR콩고의 내일이다. 머나먼 땅, 아프리카 DR콩고에까지 이르는 사랑의 인술이 멈추지 않는 한, DR콩고의 내일은 오늘보다 더욱 환할 것이다.
<이지영 굿피플 해외사업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