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욱·김지운·봉준호 스타 감독들의 귀환… 2013년 신작으로 세계 시장 노크

입력 2013-01-02 17:38


명장들의 귀환. 한국영화를 대표하며 세계로의 비상을 꿈꾸는 박찬욱(50) 김지운(49) 봉준호(44) 감독이 올해 신작으로 관객을 찾는다. 세 작품 모두 영어 대사로 진행되며, 할리우드 제작진과 함께 했고, 미국 등 세계시장에서 개봉된다는 공통점이 있다. 감독의 독특한 색채와 메시지까지 녹아 있는 작품이라 기대감을 더 한다.

◇박찬욱 감독의 ‘스토커’=그의 할리우드 데뷔작으로 2∼3월 중 미국과 한국 등에서 개봉될 예정이다. 인기 미국 드라마 ‘프리즌 브레이크’의 주연배우 웬트워스 밀러(애칭 석호필)가 시나리오를 썼으며 할리우드 거장 감독 리들리 스콧이 제작을 맡았다. 주인공은 니콜 키드먼.

의문의 사고로 아버지가 죽고 딸(미아 바시코브스카)과 엄마(니콜 키드먼)만 남은 저택에 찰리 삼촌(매튜 구드)이라는 의문의 인물이 찾아온다. ‘올드 보이’ ‘박쥐’처럼 박 감독 특유의 으스스한 분위기가 감도는 호러 스릴러다. 공개된 예고편에선 엄마가 딸에게 “네 인생이 갈갈이 찢기는 꼴을 빨리 보고 싶구나”하는 악담을 퍼붓는다. 심상치 않은 모녀 관계, 배우들 간의 팽팽한 연기 대결이 인상적이다.

◇김지운 감독의 ‘라스트 스탠드’=‘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을 만든 김 감독의 할리우드 진출작. 미국에서 이번 달, 국내에선 상반기에 개봉된다. 이 영화는 ‘터미네이터’의 주연배우이자 전 미국 캘리포니아 주지사 아널드 슈워제네거의 할리우드 복귀작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재판 도중 법정을 탈출해 멕시코 국경을 넘어가려는 마약 밀수업자(로드리고 산토로)와 그를 잡으려는 시골마을 보안관(아널드 슈워제네거)의 대결을 그린 액션 스릴러다. 예고편에서는 김 감독 특유의 속도감 있는 액션이 두드러져 눈길을 끌었다. 김 감독은 “액션 ‘다이하드’와 서부극 ‘하이눈’을 결합한 느낌의 영화”라고 설명했다.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살인의 추억’ ‘괴물’의 봉 감독은 글로벌 합작 블록버스터 ‘설국열차’로 돌아온다. 이 영화는 CJ엔터테인먼트가 글로벌 시장을 겨냥, 국내 기업의 투자액으로는 최대 규모인 400억원을 들인 대작이다. 원작은 1986년 앙굴렘 국제만화제에서 대상을 받은 프랑스 SF만화.

새로운 빙하기, ‘노아의 방주’처럼 살아남은 생존자들을 태우고 끝없이 달리는 기차가 배경이다. 기차에는 계급에 따라 칸이 나뉘어 있다. 포로수용소 같은 가장 뒤쪽 칸의 지도자가 폭동을 일으켜 부자와 공권력이 있는 앞 쪽 칸을 향해 한 칸 한 칸 나아간다는 내용이다.

할리우드 스타 크리스 에번스, 에드 해리스, 틸다 스윈튼 등 세계적 배우들이 참여했다. 무엇보다 ‘괴물’의 봉 감독과 송강호가 7년 만에 의기투합했다. 후반 작업이 진행 중이며 개봉은 올 하반기. 미국 메이저 배급사인 와인스타인이 배급을 맡아 미국 캐나다 뉴질랜드 호주 남아프리카공화국 개봉이 결정됐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