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 고원에서 기독교 유물 발견…메카에 교회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기도

입력 2013-01-02 14:31

메카에 교회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는 조각상이 예멘 고원지대에서 발견됐다고 영국의 데일리메일 인터넷판이 최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조각상은 메카에서 남쪽으로 약 935㎞ 떨어진 도시 자파르에서 발견됐다. 자파르는 아랍부족연맹의 중심지다. 유적을 발굴한 독일 하이델베르그 출신 고고학자 파울 율러는 자파르가 200만㎢를 관장하며 메카로 가는 모든 길에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발견된 조각상은 보석 형태의 모양으로 치장하고 곱슬머리에 동그란 눈을 가진 170㎝의 남자가 새겨진 석조 부조다. 맨발로 콥트 성직자의 전형적인 모습을 갖고 있다. 왼손에 평화를 상징하는 나뭇가지 묶음을 들고 있고 원 안에는 십자가 형태의 문양이 새겨져있다. 머리에는 고대 에티오피아의 기독교 통치자가 착용한 것과 비슷한 형태의 왕관을 쓰고 있다. 무하마드 시대인 주후 530년경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율러는 이 조각상에 대해 주후 525년 기독교를 전파하기 위해 이 지역에 온 아프리카 정복자의 모습을 묘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복자들은 에티오피아 북부에 있던 고대 제국인 악숨 왕국 통치자의 주도로 홍해를 건너왔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율러에 따르면 아랍부족연맹은 3~5세기 아덴의 항구를 통치하면서 인도의 향신료 등 귀중품을 거래, 엄청난 힘을 갖게 됐다. 자파르에는 거대한 유대인 공동체뿐만 아니라 기독교와 아랍 주민들도 있었다. 5세기까지 다문화 공동체는 갈등 없이 평화롭게 공존했다. 그러나 기독교가 확장되면서 이에 대항하기 위해 유대교와 지배계층이 아랍 왕을 추종하면서 평화는 깨졌다. 주후 520년 그들은 나지란의 기독교 공동체를 공격했다.

율러는 발견된 석조 부조는 공격당한 기독교 공동체를 돕기 위해 온 사람을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으로 보이지만 여러 가지 측면에서 불분명한 점도 있다고 덧붙였다.

전재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