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에서 기독교 사라질 위기” 영국의 한 연구소 지적

입력 2013-01-02 11:18

중동에서 기독교가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고 영국의 한 연구소가 경고했다.

영국 런던의 키비타스(Civitas 시민사회연구소)는 지난달 발표한 보고서에서 “이슬람의 공격으로 성경의 중심지에서 기독교가 없어질 심각한 위험에 놓여있다”며 “그러나 서구 정치인과 미디어는 인종차별이라는 비난을 받을까 두려워 중동과 더 넓은 지역에서 발생하는 기독교인에 대한 박해를 모른 척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지난 한 세기 동안 중동 기독교인의 절반 또는 3분의2가 추방됐거나 살해됐다고 밝혔다.

특히 “이슬람이 지배하는 사회에서 기독교인들이 차별이나 박해의 표적이 될 가능성이 훨씬 높다”며 “기독교가 중동에서 시작됐고, 지난 2000년 동안 중동의 중요한 신념 체계 중 하나임에도 불구하고 반미 정서와 서양 종교라는 잘못된 믿음이 기독교인을 위험에 몰아넣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이 같은 상황은 이집트와 이라크, 시리아 등의 과격 이슬람 세력의 부상과 맞물려 가속화 되고 있다.

보고서는 이집트와 이라크 파키스탄 나이지리아 버마 중국 인도 등 7개국에서 발생하는 기독교 박해를 기술하면서 “이슬람 국가들에서 편협성이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9·11 테러 이후 이라크와 전쟁을 하면서 ‘십자군 전쟁’이나 ‘성전(聖戰)’이란 용어를 사용한 것도 이를 부채질하는 결과를 낳았다고 설명했다. 그 실례로 1990년대에 120만~140만명에 달하던 이라크 기독교인들이 2003년에는 100만명으로, 최근에는 20만명 미만으로 줄었다.

이슬람 국가가 아닌 곳에서도 기독교인에 대한 박해는 일어나고 있다.

보고서는 기독교도 다른 신앙에 대한 박해를 자행했으면서도 다른 신앙에 대한 관용의 전통을 발전시켜왔다면서 “이슬람도 관용이라는 목표를 이룰 수 있을 것으로 희망한다”고 적었다.

키비타스는 “이를 위해 서로를 존중하는 열린 대화를 이끌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재우기자